[음반리뷰] The Art of Sergey Rachmaninov피아노 협주곡 4개 전곡 등 24년에 걸친 연주 6장 CD로 나와

굳이 영화 ‘호로비츠를 위하여’나 일본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은 강렬한 멜로디로 기억되는 곡이다.

라흐마니노프가 작곡한 4개의 피아노 협주곡 중 대중들에게 가장 어필하는 곡인 동시에 라흐마니노프 개인적으로는 성공적인 재기와 글린카 상을 안겨준 작품이기도 하다.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였던 라흐마니노프는 자신의 곡을 어떻게 연주했을까? 그의 실연 레코딩과 직접 지휘한 작품의 레코딩이 6장의 CD로 굿인터내셔널에서 발매되었다.

피아노 협주곡 4개 전곡을 비롯해 파가니니주제에 의한 광시곡, 피아노 솔로 연주곡, 죽음의 섬, 보칼리제, 교향곡 3번의 지휘, 그리고 쇼팽 소나타와 명 바이올리니스트 크라이슬러와 함께 한 베토벤, 슈베르트, 그리그의 듀오 소나타가 담겼다.

이들 앨범은 모두 1919년부터 1942년까지 24년에 걸친 연주를 담았다. 이 시기는 라흐마니노프가 영감의 원천인 러시아를 떠나 미국에서 망명생활을 하며 바쁜 연주 일정을 소화하던 때다.

1943년 불치병에 걸려 눈을 감을 때까지 러시아를 그리워하며 살던 라흐마니노프가 망명 이후 작곡한 작품은 불과 6곡이었다. 그 중 이번 앨범에 수록된 파가니니주제에 의한 광시곡, 교향곡 3번은 매년 여름 휴식을 위해 떠났던 스위스 루체른 호숫가에서 작곡했다.

지금껏 라흐마니노프가 실연한 레코딩만을 모은 앨범은 없었기에 이번 앨범은 적잖이 센세이셔널 해 보인다. 그러나 무엇보다 음악사에서 ‘후기 낭만주의의 마지막 기수’로 불리는 그의 서정적이면서도 러시아의 애수가 마음을 진동할 것이다.

앨범과 함께 담긴 40페이지의 해설서 속에는 그의 생애와 작품 성향, 그리고 곡 소개가 친절하게 담겨 있다. 라흐마니노프는 말한다.

그가 얼마나 피아니스트로서 치열한 삶을 살아왔는지를. “피아니스트는 누구든 하나의 곡을 천 번 연주해보고 첫 번의 경험을 통해 듣고 비교하고 판단해야 한다”라고.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