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터 바이스 작, 박근형 연출 작품. 1960년대 독일 현대연극의 대표작이자, 20세기 가장 주목받은 희곡. 연극성과 철학성이 절묘하게 조합된 작품으로 평가된다.

20세기 실험연극을 주도한 아르토의 ‘잔혹극’과 브레히트의 ‘서사극’양식을 절충하여 불란서 혁명을 박진감 넘치는 연극기법으로 다루고 있다.

또한 혁명의 격동기에 극단적 삶을 살았던 두 실존 인물, 마라의 진보성과 냉소적 개인주의자 사드의 허무주의를 대립시켜 관객에게 즐기면서 사색할 수 있는 여지를 준다. 박근형 연출가는 또한 극 속에서 시간의 다양한 층위를 전개한다.

1808년(사드 실존 시기)에 공연되는 극 속에 1793년(마라 실존 시기)의 사건이 극중극으로 들어있고, 2009년 현재의 관객들은 무대 위에서 묘사되는 과거의 역사에서 현대사회의 의미를 읽어낼 수 있다.

또한 극중 장소가 정신병 요양소로 설정된 것은 작가가 세계를 하나의 정신병원으로 이해했기 때문. 정치체제와 혁명, 사회와 개인, 인간의 원초적인 광기의 가능성, 과거의 역사에서 시행착오를 겪었으나 결국은 크게 다르지 않은 현재에 대한 담론이 전개된다. 5월 29일부터 6월 1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02)399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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