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예술극장 개관기념 공연. 1969년 초연된 이후, 꾸준히 상연되었으며 '시집가는 날'이라는 제목으로 무용, 창극 등 다양한 장르로도 만들어져 관객들을 만나왔다.

40년 만에 그 자리, 그 무대에 올려지는 '맹진사댁 경사'는 장민호, 신구, 백수련, 전무송, 서희승, 장영남 등 '연극계의 신구(新舊)'가 함께해 눈길을 끈다. 배우 신구가 영악한 듯 세속적이지만 결국은 얕은 꾀에 자기가 빠져버리는 '맹진사'로 분해 오랜만에 무대 공연에 나섰다.

풍속극인 이 작품은, 전통적인 결혼풍습을 소재로 하여 사회성을 짙게 표출하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희극적이라는 것이 특징이다. 사회와 제도, 그리고 갈등과 모순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지만 이를 풍자적, 해학적으로 익살스럽게 표현해 작품에 희극성을 부여하고 있는 것.

권력과 재력을 맹목적으로 탐하다가 결국 남 좋은 일만 시키는 맹진사, 물정 모르고 있다가 아들 맹진사를 제 꾀에 빠지게 만드는 결정적 역할을 하는 맹노인 등의 전형적인 인물의 등장과 권력가와의 결혼, 절름발이 소문, 멀쩡한 사윗감의 등장 등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구성은 시대를 넘어선 재미를 부여한다. 6월 5일부터 6월 21일까지. 명동예술극장. 1644-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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