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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을 사랑하는 스타일리시한 방법
[착한가게 & 바트] 수작업·재활용·리폼으로 제품 만들고 디자이너 레이블 중고로 팔고




황수현 기자 sooh@hk.co.kr
사진=임재범 기자 happyyjb@hk.co.kr



나쁜 남자라는 말과 촌스러운 남자라는 말 중 나쁜 남자라는 말이 더 거슬린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성격 나쁜 건 괜찮지만 촌스러운 것만은 못 참겠다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도덕 불감증의 세대.

우리가 입고 들고 신는 모든 것이 엔트로피 형성에 일조하고 있다는 사실을 듣고도 가슴과 머리에 아무런 반응이 없다면 방법은 하나 뿐이다. 아직도 뜨거운 가슴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가게로 찾아가는 것 밖에.





연기가 없는 무동력 마을 - 쌈지 착한 가게

환경을 보존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속 편한 것은 원시 시대로 돌아가는 것이다. 기계도, 오염도, 속도도 없는 그 시절, 모터 소리 대신 사람의 숨 소리가 있고 태우는 냄새 대신 땀 냄새가 있던 그 때로 돌아갈 수 있을까? 코엑스 아티움 3층 착한 가게에서는 수작업, 재활용, 리폼 등의 방식으로 제품을 만드는 16명의 작가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이른바 무동력 마을이다.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한데 저희는 수작업에 초점을 맞췄어요. 기계를 거치지 않고직접 손으로 하나하나 제작하는 것을 통해 자연과 어우러지는 방법을 모색했습니다. 착한 가게 전체가 무동력 공간을 지향하고 있어요.”

쌈지 마케팅 이의선 팀장의 말이다.

가게 중 하나인 ‘쌈지 팩토리’에서는 쌈지의 기능사가 쓰고 남은 자투리 가죽을 재활용해 100% 수작업으로 지갑이나 가방, 구두를 만들어 준다. 고객은 마음에 드는 가죽을 고르기만 하면 세상에서 하나뿐인 제품을 가질 수 있다. ‘꼬삔이 공방’의 다이어리와 노트는 한지를 직접 탈색하고 그 위에 페인팅을 한 것으로 외관이 가죽처럼 견고하고 앤틱한 멋이 물씬 풍겨 난다.

‘세간’에서는 천연 염색을 거친 넥타이와 스카프, 수제 가방 등을 살 수 있고, ‘캘리존’에서는 전문 캘리그래퍼가 그 자리에서 수제 도장을 파준다. 친환경 비누와 화장품을 만드는 사회적 기업 ‘그린주의 방앗간’도 입점해 있다. 작가들은 인사동 등지에서 활동하던 이들로, 쌈지의 지속적이고 꾸준한 아트 마케팅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재능 있고 배고픈’ 작가들을 추가로 영입해 남은 공간을 메울 예정이라고 하니 작가들은 판매처가 생겨서 좋고, 소비자들은 예쁜 제품을 손에 넣으면서 환경 살리기에 앞장 설 수도 있으니 이 또한 좋다.

“환경 보호와 더불어 소비자들의 감성을 고취시키고자 하는 의도도 있어요. 물론 내부 직원들도 새로운 감성을 부여 받고요. 소비자들에게는 만들어 놓은 것을 팔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클라스를 만들어서 환경과 예술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려고 해요”





아껴 입고 바꿔 입는 디자이너 레이블 - 바트

한국에서 ‘옷 물려 입기’란 어째 보리 고개가 연상되는 말이지만 꼭 가난과만 결부되는 것은 아니다. 패션에 대한 부가가치가 극대화된 곳에서도 자연스럽게 이 ‘물려 입기’ 문화는 피어난다. 천재 디자이너의 감성이 빛나는 코트라든지, 장인의 손에서 1년에 10개만 태어나는 구두라든지, 그것도 아니면 나일강에 사는 희귀종 악어를 잡아다가 만든 가방이라면 한 번 쓰고 버리는 것이 오히려 말이 안 된다.

일본의 래그 태그, 런던의 디자이너 옥스팜, 앤트워프의 라벨징크 등 패션의 도시에서 세컨 핸드 부티크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이유다.

그럼 국내에는? 드디어 생겼다. 작지만 제대로 돌아가는 곳이다. 코요테 빽가로 알려진 백성현과 비주얼 디렉터 남궁철이 손을 잡고 신사동에 연 ‘바트’는 국내 최초의 디자이너 레이블 세컨 핸드 부티크다.

“해외에서 디자이너 브랜드의 중고품만 전문으로 취급하는 가게를 보면서 우리나라에도 하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국내에도 중고 명품을 취급하는 가게가 있지만 거래되는 품목은 샤넬과 루이비통, 에르메스 등 이미 알려질 대로 알려진 일부 대중적인 럭셔리 브랜드에 한정된다. 바트에서는 꼼데갸르송, 라프 시몬스, 마르틴 마르지엘라 등 마니아 층을 몰고 다니는 젊은 디자이너들의 지난 시즌 상품들을 볼 수 있다.

정욱준, 한상혁, 우영미 등 독창적인 감성을 이어가는 국내 디자이너들의 옷도 간혹 눈에 띈다. 고이 입다가 싫증이 난 옷은 가져와서 새 주인을 만나게 해주면 되고, 간혹 운이 좋으면 지난 시즌 점 찍었다가 다 팔려서 못 산 옷을 재회할 수도 있으니 마니아들에게는 천국이 따로 없다.

물론 최고의 장점은 가격이다. 꼼데갸르송의 밀리터리 재킷이 30만원대에, 엔 헐리우드의 후드 티셔츠가 3분의 1가격인 13만원에 팔리고 있다.

이런 곳이 생기기만을 기다렸다는 듯 가게를 오픈하자마자 대량으로 구매해가는 손님들 때문에 운영자들이 물량을 못 맞출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모델 김민희나 원더걸스의 소희 등 패션에 관심 많은 연예인들이 종종 판매용 제품을 보내오기도 한다고.

“상업적인 목적도 있지만 좋은 옷을 아끼면서 입었다가 되파는 문화를 활성화 시키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백성현 사장의 말이다.

입던 옷에 대한 생소함이 아직 남아 있다면 온라인 사이트를 미리 방문해 보는 것도 좋다. 바트에서 판매하는 모든 옷을 촬영해서 올려 놓았다. http://www.bartseoul.blogspo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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