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후반부터 가난한 삶과 비통한 우리 현대사를 관통해온 손장섭의 ‘큰나무’ 시리즈가 전시 중이다.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직접 전국을 순례하며 한국의 풍광을 비상하는 듯한 필치로 담아낸 작가이다.

3-4년 전국의 구석구석을 누비며 마을의 수호신과도 같은 당산나무며, 왕후박 나무, 왕버들 나무, 느티나무를 굴곡진 마을주민들의 삶을 대변하듯 그려냈다. 손 화백에게 큰나무 시리즈는 단순한 풍경화가 아니다. 그것은 마을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고 삶의 원형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또한 연륜을 더해간 자연이 가진 본연의 에너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그 때문인지, 그의 작품은 강한 생명력 속에서 거룩함마저 뿜어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샘터화랑이 소장한 손장섭의 전성기 작품들 중 큰나무 시리즈를 중심으로 기획되었다. 큰나무를 비롯해 백록담, 설악 계곡 등 우리나라 실경을 그린 풍경화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전남 완도 출생의 손장섭은 1990 제2회 민족미술상, 1998 제10회 이중섭미술상과 금호문화재단 제15회 금호미술상을 수상한 바 있다. 청담동 샘터화랑에서 6월 27일까지. 02)514-5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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