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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에도 '인디'가 뜬다
'모여놀기 프로젝트2'
문학·뮤지컬등 접목 다양한 형식으로 활로 모색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





(사진 위) 정가악회
(사진 아래 좌측부터) 프로젝트 시나위, 이스터녹스, 국악뮤지컬집단 타루


지난해 하반기 대중음악계는 ‘장기하’라는 스타가 등장했다. 사뭇 진지한 표정과 노랫말, 그에 절묘하게 어울리지 않는 율동, 마치 허무만화 ‘멋지다 마사루’의 현신인 듯 갑작스럽게 대중 앞에 나타난 이 청년은 곧 ‘인디음악계의 서태지’라고 불리며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오버그라운드였다면 결코 성공하지 못했을, 언더그라운드 특유의 인디 콘셉트가 그들의 개성에 힘을 보탰다.

인디음악은 말 그대로 거대자본으로부터 독립되어 자생적으로 형성된 언더그라운드 밴드들의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음악을 일컫는다. 이 정의에 의하면 인디 정신이 발휘될 장르가 결코 적지 않다. 일례로 국악계의 젊은 국악인들의 삶이 바로 그렇다.

‘인디’라는 말과 ‘국악’이라는 말의 병기(倂記)는 아무리 봐도 익숙해지지 않지만 그럼에도 그들의 속성은 틀림없이 서로를 친숙하게 끌어당긴다. 입에 잘 붙지 않는 이 작업을 두 해째 하고 있는 행사도 있다. 젊은 국악연대가 주최하는 ‘모여놀기 프로젝트2’가 그것이다.

‘인디국악’인들이 ‘모여서 논다’라는 콘셉트의 이 프로젝트는 사실 단순히 ‘논다’라는 차원을 넘어선, 사뭇 거창해보이기까지 하는 행사다. 이 행사에 참여하는 국악그룹들은 문학의 국악적 읽기 또는 국악의 문학적 읽기라는 새로운 시도로 중남미 문학과 국악의 만남을 주선하기도 하고, 국악으로 구성된 뮤지컬, 영상과 결합된 라이브 콘서트 등 다양한 형식과 메시지를 제시하며 새로운 국악의 모습을 보여준다.

언더그라운드의 ‘크루’나 ‘패밀리’를 연상시키듯 이들도 소박하게나마 한데 뭉쳐 이름을 붙였다. 바로 ‘젊은 국악연대’가 그들을 대표하는 이름이다. 이들은 국악의 참맛과 예술적 재미를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자 하는 공동의 목표 아래 2008년 탄생했다. 현재 정가악회, 키네틱 국악그룹 옌, 국악뮤지컬집단 타루, 연희집단 The광대, 프로젝트시나위, 이스터녹스, 아우라, 태동연희단 등의 팀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니 ‘모여놀기 프로젝트’는 다양한 국악세계가 한 데 엮인 국악 프로젝트 앨범인 셈이다.

‘젊은 국악연대’가 굳이 ‘인디국악’이라는 말을 쓴 것은 자생적으로 활로를 모색할 수밖에 없는 이들의 ‘인디적’ 작업 환경에서 비롯된다. 각개 활동만으로는 관객에게 어필하기도 어렵고 더 넓게는 국악 저변의 확장에도 도움이 되지 못하는 현실 때문이다. 국악뮤지컬집단 타루의 제작을 맡고 있는 고강민 프로듀서는 “최근 젊은 친구들 사이에서 부는 퓨전국악이나 국악뮤지컬 같은 시도를 ‘선생님’들이 별로 탐탁치 않게 여기는 분위기가 있다”며 여전히 보수적인 국악계의 분위기를 토로했다. 그는 “국악그룹들 사이에 교류도 없고 늘 활동의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상태에서 같은 고민을 가진 또래 그룹들이 모여 활로를 모색하다 이 같은 형태가 이루어졌다”고 연대의 배경을 밝혔다.

그래서 인디정신으로 무장된 젊은 국악인들은 단순히 국악 페스티벌로서의 연중 행사에 모든 것을 걸지 않는다. 공연은 소통의 장이기는 하지만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젊은 국악연대는 각 팀별 음악작업을 교류하고 현 시대의 국악계를 논하며 방향성을 모색할 수 있는 세미나나 심포지움(!)까지 개최하며 다양한 방향으로 대중에게 접근하고 있다. 영화나 음악, 춤 등 다른 예술 장르에서 관객 개발을 위해 장기적으로 운영 중인 문화학교의 설립이나 찾아가는 공연 등도 추진 중이다.

보다 먼 미래를 위해서는 해외공연 유치와 국제공연 문화 페스티벌에 참가하여 세계무대에서의 국악의 저변 확대까지 노리고 있다. 무엇보다 신생 국악 실내악팀을 위해 ‘젊은 국악지원센터’를 마련하는 계획도 구상 중이다. 이만 하면 ‘모여놀기 프로젝트’는 ‘인디’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대담한 프로젝트인 셈이다.

이미 작년 대학로 무대에서 ‘인디국악의 축제’로 이목을 끈 이 프로젝트는 두 번째 해를 맞아 젊은 국악인들의 인디정신을 국악 선율에 실어 들려줄 예정이다. 7월 1일 문화일보 홀에서 열릴 그 첫 번째 무대는 전통국악을 바탕으로 타 장르와의 만남을 주선해온 정가악회의 ‘정가악회, 세계문학과 만나다’로 시작될 예정이다.

"젊은 국악인들의 결속 다지는 기회"
정가악회 기획 담당 박인혜 씨








- 국악그룹들이 연대한 지 1년이 지났다. 그간의 성과를 말한다면

상업적인 성공보다는 '동지'를 얻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또 페스티벌을 통해 관객층이 서로 다른 그룹들이 교차하면서 관객 저변을 넓힌 것이 하나의 성과였다. 세미나를 통해 국악계 창작 작업을 담론화하는 계기를 마련한 것도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 처음과 비교해 프로젝트의 목표에도 변화가 생겼을 듯하다

우선 젊은 국악인들이 내부적으로 다지게 되는 기회가 됐다. 또 프로젝트로 모이기는 했지만 행사 자체가 목적이 아니게 됐다. 국악의 다양한 발전을 위해 '젊은 국악연대'의 이름으로 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들을 구상하고 계속해서 모색하고 있다.

- 인디와 국악이 어울린다고 생각하나

기획사나 국공립단체에 소속된 기성 그룹들은 소속사의 의지나 자본의 논리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 우리들은 어디에도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 생존하려는 이들이 모였다는 점이 다르다. 그런 점에서 우리의 작업은 인디정신과 맞닿아 있다.

- 정가악회만의 특색이라고 한다면

요즘은 퓨전국악이 대세지만 정가악회는 원칙적으로 퓨전은 안 한다. 대신 대중과 만나기 위해 국악과 다른 장르, 가령 이번 중남미문학과 같은 문학의 낭송이나 춤, 영상 등의 결합을 통해 음악극으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한동안 퓨전국악이 국악에 대한 선입견을 깨는 역할을 해왔다면 이번 행사는 전통국악을 통해서도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특히 '인디'라는 코드는 젊은 관객과의 교감에 윤활유 역할을 해주는 거 아닌가. 이번 '모여놀기 프로젝트'를 통해서 인디정신을 국악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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