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립미술관 개관] '숨비소리' '제주미술의 어제와 오늘' 등 4개 기획전새 문화 명소 자축

제주도의 새로운 문화명소가 될 제주도립미술관이 26일 개관했다. 제주시 연동 '신비의 도로' 인근에 건립된 제주도립미술관은 3만9000㎡ 터에 지하 1층, 지상 2층 연건축면적 7천87㎡ 규모로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 장리석기념관, 강당, 시민갤러리, 학예연구실, 수장고 등을 갖췄다.

도립미술관은 개관 전시로 <환태평양의 눈(Eye of the Pacific Rim)>이라는 타이틀 아래 <숨비소리>, <제주미술의 어제와 오늘>, <세계어린이미술제>, <바다를 닮은 화가 장리석> 등 4개의 기획전을 마련, 오는 9월 30일까지 전시한다.

이중 가장 규모가 큰 <숨비소리>전은 바람, 물, 빛 등 제주를 상징하는 자연요소를 주제로 한 11개국 작가 36명의 작품 98점이 선보여진다. 이 작품전은 ‘생명의 에너지’와 ‘호흡하는 공간들’이라는 두 섹션으로 나뉜다. ‘생명의 에너지’ 에는 지역적 범주를 넘어 그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물, 빛, 바람, 그리고 소리라는 요소를 동시대를 살고 있는 전 세계 예술인들이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 지를 보여준다.

거장 톰 윌킨슨(영국)과 '21세기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로 불리는 바람의 예술가 테오 얀센(네덜란드), 빛의 예술가 제임스 터렐(미국), 숭동(중국), 백광익(한국), 안병석(한국), 최우람(한국) 등이 참가했다.

‘호흡하는 공간들’은 호흡, 순환, 공생, 관계, 삶과 죽음 등 ‘인간의 삶’에 초점이 맞춰졌다. 죽음의 본성을 찾는 빌 비올라(미국), 오니시 야스아키(일본), 한기창(한국), 이재효(한국), 차기율(한국) 등이 참가했다.

특별전인 <제주미술의 어제와 오늘>전은 제주미술의 과거와 현재를 조망해 미래를 가늠한다는 취지 아래 제주출신이거나 제주에서 활동한 작가 136명의 작품 152점을 선보인다.

1부 전시는 추사 김정희의 제주 유배와 그 이후 일제 강점기에 미술을 배우기 위해 도일했던 제주의 유학생들, 1950년 한국전쟁으로 제주에 피난왔던 화가들과 제주화단의 형성에 기여했던 미술인들의 작품이 선보인다. 2부 전시는 현대미술의 흐름 속에 제주미술의 현재 위치를 파악하고 미래를 가늠하는 전시로 제주작가들의 역량을 집약했다.

(좌) 장리석 (우) 고영훈

<세계 어린이 환경미술제>는 차세대 주역이 될 지구촌 어린이들의 작품을 한데 모은 대규모 축제로, 제주 환경을 주제로 한 어린이들의 작품 424점이 전시된다.

<바다를 닮은 화가, 장리석>전은 가장 제주다운 작가인 장리석 화백이 제주도에 작품 110점을 기증한 것을 계기로 마련된 장리석 기념관이 여는 첫 전시로 제주 해녀와 서민들의 건강한 삶과 해학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다.

개관전에는 장리석 화백을 비롯 하종현 전서울시립미술관장, 노재순 한국미술협회이사장, 제주 출신의 고영훈, 부지현, 문봉선 등 미술인 100여 명과 지역주민 1,0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박은주 경남도립미술관장은 ‘제주도의 지역적 특성을 기반으로 도립미술관 고유 사업인 작품소장, 전시 외에 교육, 연구 분야를 충실히 한다면 제주를 넘어서는 한국의 대표적 미술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고영훈 화백은 ”제주 출신 작가는 타지에 비해 수는 적으나 나름대로 독창적인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며 ”도립미술관이 건립돼 제주인이라는 자부심과 함께 책임감도 느낀다“고 말했다.



제주 = 박종진 기자 tbalh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