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아트센터·양주시·문신미술관 협약식세계적 디자이너 론 아라드 건축 자청해 화제

세계적인 조각가 문신(1923~1995)의 예술혼이 담긴 아틀리에가 세워진다. 가나아트센터와 경기 양주시, 문신미술관은 지난 26일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양주시립 문신 아틀리에’ 건립을 위한 협약식을 가졌다.

협약식에는 임충빈 양주시장, 이호재 가나아트센터 회장, 최성숙 숙명여대 문신미술관장과 문신 아틀리에 건축 설계를 맡은 세계적 디자이너 존 아라드측 관계자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문신 아틀리에는 양주시 장흥면 석현리에 대지 1천322㎡, 연면적 약 1천㎡ 규모로 전시실과 안내대, 사무실 등을 갖추게 되며 오는 10월 공사를 시작해 내년 가을께 완공될 예정이다. 문신의 부인인 최성숙 관장이 기증한 문신의 석고원형 80여 점과 드로잉 100점 등으로 전시장을 꾸미고 문신의 생전 작업실도 복원된다.

문신 아틀리에가 완공될 경우 마산의 시립문신미술관과 올해 준공되는 시립문신원형미술관, 숙명여대 문신미술관 등 4개의 문신미술관이 전국에 세워지는 셈이다.

최성숙 관장은 협약식에서 “문신 선생께선 자신의 작품을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게 사회에 기증하는 소망을 갖고 있었는데 이제 4개의 미술관으로 그 꿈이 결실을 보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문신 아틀리에는 특히 이스라엘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인 론 아라드(58)가 설계를 맡아 ‘세계 거장의 만남’이란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문신은 마산 출신으로 국내는 물론, 1970년대부터 유럽을 중심으로 세계 조각의 거장들과 시대를 풍미했으며, 1980년 영구 귀국한 이래 95년 타계할 때까지 프랑스, 동유럽, 미국 등에서 높은 예술성으로 국위를 선양했다.

최성숙 관장은 "자연과 생명, 빛의 조각가인 문신의 작품관이 론 아라드의 작품과 너무도 잘 어울려 고인의 생전 소망이 이뤄진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론 아라드는 1990년대부터 세계 유수의 디자인상을 수상했으며 특히 2002년에는 영국 왕실로부터 영국 디자이너 최고의 영예인 RDI(로얄산업디자이너) 칭호를 수여받았을 정도로 명성이 높다.

6월 26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린 문신 아뜰리에 미술관 건립을 위한 협약식에서 최성숙 문신미술관(왼쪽부터) 임충빈 양주시장, 이호재 가나아트센터장이 조인을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파크를 설계를 맡은 세계적 건축가 자하 하디드와 함께 세계 건축계의 거물로 평가받고 있으며 그의 작품은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런던 빅토리아 앤 알버트 뮤지엄, 파리 현대미술관 등 세계적인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론 아라드가 문신을 만난 것은 작년 3월 가나아트에서 가진 국내 첫 개인전이 계기가 됐다. 그는 가나아트와 장흥에 있는 문신의 조각과 회화, 드로잉을 보고 문신 아틀리에를 직접 건축하겠다는 파격적인 선언을 했다.

세계적인 건축가가 아시아 최초의 자신의 작품을 서울이 아닌 양주시에 건립하겠다고 한 것은 전적으로 문신예술에 공감한 이유에서였다. 론 아라드는 “틀에 박힌 건물이 아니라 상공에서 날고 있는 듯한 느낌의 새로운 건축물을 통해 문신의 작품세계를 표현하겠다"고 밝혔다. 론 아라도는 오는 7월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서 열리는 개인전에서도 ‘문신 프로젝트’를 소개할 예정이다.

이호재 가나아트센터 회장은 ‘문신 아틀리에는 문신 선생의 석고 원형작품을 위주로 하고 작업실을 재현해 예술가의 생애와 예술의 숭고함을 보여줄 것“이라며 “존 아라드의 건축에 문신 작품이 전시되는 것은 두 세계 거장의 만남이란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임충빈 양주시장은 ”문신 아틀리에 건립을 계기로 종전의 장흥아트파크, 장흥조각아카데미와 앞으로 지어질 천경자미술관 등 양주시 장흥 일대를 아트벨리화하는 계획이 큰 걸음을 내딛게 됐다“며 ”전폭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종진 기자 tbalh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