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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종 '자유예술대학' 문 연다
공개강좌, 통섭 워크숍 등 6개 테마 20여 프로그램 마련




이윤주 기자 misslee@hk.co.kr
사진=임재범 기자 happyyjb@hk.co.kr







“오늘 말씀 드린 개념은 통섭과 통섭의 유형입니다. 통섭이 예술과 학문 시스템에 가져오는 변화, 이 변화가 왜 필요한지 설명 드리겠습니다.”

<학문간 융복합과 예술>이란 거창한 제목의 이 수업은 사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강연’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심광현 교수(영상이론과)는 24일, 한예종 도서관에서 100 여명의 시민에게 ‘통섭’을 강의했다. 통섭에 관한 심 교수의 2시간 강연 후, 다시 2 시간 동안 교수와 시민들의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4시간 동안 자리를 뜨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같은 날 저녁 6시, 이동연 교수는 <우리시대 문화의 최전선>이란 제목으로 역시 일반 시민에게 강의했다. 이 생소한 수업은 뭘까? 바로 ‘2009 자유예술대학’ 이름으로 진행되는 한예종의 여름 강좌 프로그램의 한 장면이다.

한예종 사태에 대처하는 학생의 자세

2009 자유예술대학의 시작은 한창 논란이 되는 ‘한예종 사태’에서 비롯됐다. 지난 달 18일 감사원의 감사 발표 이후 황지우 총장이 사퇴했고, 한예종의 통섭 교육은 일시 중단된 상태였다. 한예종 교수와 학생들은 여름방학 중 교내에서 타 대학 학생과 일반 시민에게 무료 강의와 워크숍, 공연을 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예종 교수협의회와 학생비상대책위원회, 동문회와 학부모모임 등이 구성한 한예종사태대응연석회의(이하 한사연)는 “한예종 사태로 인해 국내의 대학급 예술 교육에 관한 성찰이 요구되고 있다”며 “고립되고 폐쇄된 예술 교육을 탈피하고 이론-실기, 장르-장르, 예술과 인문학, 예술과 과학기술, 예술과 사회가 상호 소통하는 예술과 학술의 축제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자유예술대학 홍보팀 신성아 씨(영상원 전문사과정)는 “투쟁전략으로 나왔다기보다 한예종의 정체성과 성과, 학교가 갖고 있는 지침을 외부에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즉, 예술 교육의 장을 공개적으로 열어 일반인들에게 한예종의 교육 시스템을 알리겠다는 것이다.

한예종 학생과 교수들은 “자유예술대학은 문화부 감사 결과에 대해 우리 나름의 방식으로 반박하는 것”이라고도 말한다. 신성아 씨는 “감사결과에 대해 학생들은 학교의 자율성을 침해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학교의 발전 방향은 학생이 만든다는 생각으로 커리큘럼에 학생들의 아이디어가 대다수 반영됐다”고 말했다.

일례로 황지우 시인의 <명작 읽기> 수업은 그가 총장으로 부임하기 이전,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 있었던 강의였다. 황지우 시인이 총장직을 사임함과 동시에 교수직이 파면된 상태라 공식적인 강의는 불가능한 상태. ‘스승의 강의를 다시 듣고 싶다’는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황 전 총장에게 무료 시민 강좌를 요청했다. 심광현 교수의 예술 통섭 수업, 김소영 교수의 <새로운 자유는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 영화와 드라마> 등도 학기 중 인기 강의였다.

본격 수업은 다음달 13일 이후

자유예술대학 강좌는 네이버 카페 ‘자유예술대학’(http://cafe.naver.com/freeuniv)에서 신청하면 된다. 강연 프로그램 내용과 해당 강좌의 커리큘럼, 강사들의 설명이 소개되어 있다. 홈페이지를 개설한 지 일주일 만에 2200여 명이 카페에 가입했다.

자유예술대학은 현재 20개 가량의 강좌와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공개 강좌, 통섭 워크숍, 오픈 토론회, 페스티벌과 전문가 특강, 여러 분야의 전문가가 함께 강연을 개최하는 레인보우 프로그램 등 6가지 테마로 구성된다.

공개강좌에서는 황지우 전 총장의 <명작 읽기>를 비롯해 심광현 영상원 교수, 이동연 전통예술원 교수 등 문화부 감사에서 중징계 또는 사업 중단 등이 거론된 학자들의 강좌도 접할 수 있다. 전문가 특강에는 성기완 시인의 ‘Creative Listning’, 복도훈 문학평론가의 SF소설 강좌를 들을 수 있다. 신성아 씨는 “학부모, 졸업생 모금과 학생 행사 등으로 기금을 마련했고, 학교로부터 지원받는 기금은 없다”고 밝혔다.

애초 이달 24일부터 모든 프로그램이 진행될 계획이었지만, 다음달 13일에 치러질 한예종 총장 선거에 직간접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총장후보추천선거관리위원회의 의견에 따라 모든 프로그램은 7월 13일 이후부터 열린다. 24일에는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심광현, 이동연 교수의 두 강좌만 시험적으로 운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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