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27일부터 한 달 동안 상연되었다가 관객의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7월 30일까지 앙코르 연장 상연을 하는 작품. 러시아 작가 아르부조프의 1975년작 <시간이 흐를수록>을 그대로 무대로 옮겨놓았다. 혁명과 전쟁을 겪으면서 제각각 마음의 상처를 지닌 두 중년 남녀가 우연히 요양원에서 만나 삶의 의미를 재발견하고 사랑을 느끼게 된다는 내용의 어른들을 위한 동화.

총 9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작품의 공간적 배경은 발트해 동부의 ‘리가’라는 도시로 각 장마다 도시의 다채롭고 색다른 풍경을 한껏 느낄 수 있는 것이 이 작품의 특징. 달빛과 음악소리로 가득 찬 바닷가와 오르간 소리가 울려 퍼지는 성당 등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풍경은 두 사람이 만나는 장소를 뛰어넘어 시간을 뛰어넘는다.

2인극으로 구성된 작품의 특성상, 남녀 주인공을 맡은 배우들은 시작부터 끝까지 무대를 한시도 떠나지 않으며 100분 동안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특별한 사건이나 갈등보다는 두 사람의 대화에 초점을 맞춰 극이 진행되는 것이 다른 작품들과 다른 점. 특히 여주인공을 맡은 ‘윤석화’에겐 이러한 극의 특징을 잘 살릴 수 있는 최고의 여배우라는 찬사가 그치지 않고 있다.

여주인공의 전직이 연극배우였다는 것을 비추어볼 때, 끼가 넘치면서도 인물의 섬세한 심리상태를 온 몸으로 나타내는 윤석화의 연기는 충분히 주목할 만 하다. 7월3일부터 7월 31일까지.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 02)3672-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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