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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감동 귀로 느낀다
[음반리뷰] 안동림의 '불멸의 지휘자'
전설적 지휘자 명연 집약 동명 타이틀 CD로





이인선 기자 kelly@hk.co.kr



“20세기 지휘자 중 3대 거장을 뽑는다면 아르투로 토스카니니, 브루노 발터, 빌헬름 후르트뱅글러 세 사람을 든다. 그러나 이 세 사람 가운데서 남달리 친근감을 갖게 되는 지휘자는 발터이다. 그는 스테레오 시대에 들어와서도 녹음을 계속하여 음향적으로 훨씬 뛰어난 연주를 남겨주었기 때문이다. 말러의 애제자로서 말러 예술의 진수를 전해준 발터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모짜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브람스, 브루크너 등의 탁월한 연주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의 연주에는 따뜻한 피가 흐르고 있어서 우리의 가슴을 사랑과 선의로 가득 넘치게 해준다.”

<불멸의 지휘자>의 저자 안동림 선생(전 청주대 영문과 교수)은 브루노 발터의 음악성을 이같이 묘사했다. ‘음악적 인간성과 윤리적 인간성의 풍부함’을 갖춘 지휘자는 발터 자신 이후엔 더 이상 없다고도 덧붙인다. 20세기를 풍미한 지휘자들의 음악적 삶과 철학이 한 권의 책으로 담겨진 <불멸의 지휘자>가 동명의 타이틀로, EMI 클래식스에서 발매되었다.

이 음반에서 브루노 발터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말러의 <죽은 아이를 그리는 노래>중 ‘나는 이제야 알았다. 어째서 그렇듯 어두운 눈초리를 보냈는지를’을 연주하고 캐슬린 훼리어(Kathleen Ferrier)가 노래한다. 발터와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던 캐슬린 훼리어는 41살에 요절한 뛰어난 알토였다.

안동림 선생의 <불멸의 지휘자>에 등장하는 34명의 지휘자 중 12명의 지휘자가 2장의 CD로 나뉘어져 담겼다. 각 지휘자의 명 연주로 꼽히는 곡들로, EMI클래식스의 당대 위상을 대변해주는 아카이브인 셈이다.

신보는‘오케스트라의 제왕’으로 군림한 카라얀의 바그너 연주로 시작된다. 카라얀이 남긴 드레스덴 국립오케스트라와의 유일한 레코딩으로, 바그너의 악극 <뉘른베르크의 마이스터징거> 전주곡이다. 호불호의 극단에 선 카라얀의 지휘는 그의 인간적인 비호감마저도 누그러뜨리는 매끄럽고도 웅장한, 완벽한 결정체를 맺고 있다.

미국 지방의 무명 도시 오케스트라에 불과했던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를 24년 동안 이끌며 미국 최고의 악단으로 키워낸 조지 셀의 마지막 드보르자크 교향곡 8번의 녹음은 신보의 두 번째 수록곡이다. 안동림 선생은 “지금까지의 엄격하던 연주 내용을 바꾸어 유연하고 부드러우며 깊은 맛을 풍긴다”는 감상평을 남겼다.

이탈리아 오페라의 대부로 일컬어지는 툴리오 세라휜(스칼라 극장 오케스트라)이 마리아 칼라스와 녹음한 벨리니의 오페라 <노르마> 중 ‘정결한 여신’은 백미를 가늠하기 어려운 이 앨범의 백미로 꼽고 싶다.

<안동림의 불멸의 지휘자>는 전설적인 지휘자들의 명연이 집약된 앨범이라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여기에 앨범의 구성이 책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텍스트란 동반자가 있다는 것은 초심자들을 위한 플러스 알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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