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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런' 공연 성공의 열쇠는?



1-뮤지컬 '점프'
2-연극 오아이스 세탁소 습격사건
3-뮤지컬 싱글즈


우리나라에서 4대 뮤지컬의 하나로 불리는 <오페라의 유령>을 보려면 두 가지 방법이 있다. 공연이 무대에 올려질 때까지 기다리거나, DVD를 구해 보는 것이다. 성질 급한 관객에게는 둘 다 마음에 들지 않는 방법이다. 하지만 영국의 웨스트엔드에서는 오리지널 공연을 매일밤 볼 수 있다. <오페라의 유령>과 <레 미제라블>도 그곳에서 벌써 20년이 넘게 매일 공연되고 있다.

공연이 끝나는 날을 미리 정하지 않고 관객의 반응에 따라 공연 기간을 결정하는 '오픈런'은 이미 바다 건너의 이야기가 아니다. 뮤지컬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히트작들이 나옴에 따라 '오픈런'은 익숙한 것이 됐다. <난타>와 <점프>를 필두로, <사랑을 비를 타고>, <오 당신이 잠든 사이>, <뮤직 인 마이하트>, <루나틱> 등은 오픈런 공연의 성공적인 사례로 회자된다.

하지만 오픈런 공연이라고 해서 언제까지나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한때 웨스트엔드에서 21년, 브로드웨이에서 18년을 공연하는 대기록을 작성한 뮤지컬 <캣츠>도 결국 막을 내렸다. 하물며 열광적인 고정관객이나 외국인 관광객의 여행상품 패키지 같은 조건이 없는 작품들은 관객수 추이에 따라 공연의 존폐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 최근 소리 소문 없이 막을 내린 몇몇 오픈런 공연들도 이런 운명을 받아들인 결과다.

검증되지 못한 공연들이 '오픈런'을 무작정 적용하는 것은 인기공연이라는 이미지를 갖게 해 관람을 유도하려는 전략 때문이다. 한 공연 관계자는 "이런 전략은 단기적으로는 효과를 거두기도 하지만, 인터넷 리뷰가 흔해진 요즘에는 부정적인 입소문이나 무관심이 오히려 흥행에 역효과를 내기도 한다"고 전한다. 오픈런의 조건을 갖추지 못한 공연들이 함부로 그 형식을 운용할 때 예상보다 빨리 '클로즈드(closed)'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오픈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수요의 안정적인 유지를 꼽는다. 근래에 몇몇 작품은 초연임에도 불구하고 오픈런 형태로 공연을 시작했다가 객석 점유에 실패하고 막을 내렸다. 공연에 대한 대중의 인지도나 고정관객의 확보 없이 무작정 오픈런을 적용한 까닭이다.

또 하나는 전용관에서의 공연이다. 공연장을 자주 옮겨다니면 그때마다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전용관에서 오픈런으로 공연하면 추가 비용을 아껴 작품의 업그레이드에 재투자할 수 있다는 이점이 생긴다. 장기간 공연에 따라 시장성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정기적인 공연 일정은 수익성의 안정을 가져오고, 차후 공연 계획에 대해서도 탄력적인 운용을 할 수 있게 된다.

마샬아츠 퍼포먼스 <점프>는 이 두 가지 요소를 모두 갖춰 성공적인 오픈런 공연을 하고 있는 작품이다. <점프>는 2003년 초연 이후 웨스트엔드와 브로드웨이 등 전 세계에서 공연되며 명실상부한 한국 대표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이런 <점프>도 공연 초반에는 인지도가 낮아서 전용관을 운영할 수 없었다.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등 세계 각국에서 인정을 받으며 명성을 쌓고, 이와 함께 2006년 서울에 전용관을 열어 공연을 계속해왔다.

현재 오픈런 공연의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기라도 하듯, <점프>는 지난해 부산까지 영역을 넓혔다. 지역 최초로 부산 해운대 그랜드 호텔에 상설 공연장을 개관한 것. 반응도 좋은 편이다. 현재까지 부산에서만 13만 명, 평균 객석 점유율 85%를 기록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공연 흥행뿐만 아니라 호텔 수입도 증가하는 등 부가수익도 내고 있어 오픈런 공연의 상품성을 반영하는 또 다른 사례가 되고 있다. <점프>는 오는 9월부터는 롯데 호텔로 전용관을 이전해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을 상대로 계속해서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연극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콘텐츠와 외부 환경의 유연한 연결로 오픈런을 이어가고 있는 경우다. 2005년 대학로 변두리의 당구장을 100여 석 규모의 공연장으로 개조해 연극으로는 최초로 전용극장을 만들기도 했다. 장기 공연을 하며 15만 관객 돌파의 기록을 남긴 이 작품은 지난해 말 160석 규모의 극장으로 이전해 본격적으로 오픈런 공연에 돌입했다.

협소한 공간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이 오아시스 극장을 계속 찾는 이유는 '오아시스 세탁소'라는 내용을 극장에 녹여내 세탁소처럼 꾸민 아이디어 덕분이다. 출입구에서 안쪽으로 이어지는 흥미로운 공간 활용은 관객으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극에 빠져들게 하는 장을 마련해준다. 관객이 계속 찾는 공연이란 재미있는 내용이나 극장 시설의 어느 한쪽이 아니라 둘 사이의 유기적인 관계에 있음을 말해준다.

한편 뮤지컬은 오픈런의 부침이 심한 장르다. 10년 넘게 공연해온 <지하철 1호선>는 스타배우의 산실로 불리며 오랫동안 명성을 쌓아왔지만 지난해 말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 업그레이드를 위해 잠시 중단됐다고 알려졌지만, 관계자 측에 따르면 당분간 공연 계획은 잡혀있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끊임없이 창작을 시도하며 매니아를 양산하고 있는 장르인 만큼, 뮤지컬 공연들은 검증 과정을 거쳐 오픈런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소극장 오픈런 공연으로 변신을 꾀하며 전체적인 변화를 감행한 <싱글즈>가 그렇다. 시존 중극장 공연 시에는 스타 캐스팅으로 관심을 높여 호응을 이끌어냈지만 극장 규모나 캐스팅 비용으로 인한 전체적인 제작비 상승 또한 공연 일정에 부담이 됐던 것이 사실.

제작사인 악어컴퍼니의 공연기획부 김혜경 대리는 "객석 규모를 줄이고 티켓 가격을 낮추면서 기존 고정 팬뿐 아니라 일반 대중 관객까지 아우르는 부담없는 뮤지컬에 초점을 맞췄다"고 변화된 전략을 설명한다. 홍보를 맡고 있는 스토리P의 장유정 실장 역시 "기존 <싱글즈> 팬들 역시 소극장화된 이번 공연에서 좁혀진 거리감과 소품 및 무대장치의 아기자기함에 높은 만족을 표하기도 했다"며 오픈런 성공에의 기대를 나타냈다.

일시적인 흥미 유발을 위해 활용되는 경우를 제외하면, 오픈런 공연이 확대되는 것은 제작자, 극장주, 관객 모두에게 득이 되는 현상이다. 특히 전용극장에서 유지되는 오픈런 공연은 장기화될수록 질이 좋아지고 티켓 가격도 낮아지므로 더욱 윈-윈이 된다. 공연 관계자들은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초연 이후 일정 기간동안 반응을 살피면서 작품의 질과 상업성을 검증하고 꾸준히 문제점을 개선해가는 과정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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