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F 2009두 개의 특별전, 작가지원 프로그램, 어린이 체험 행사 등 볼거리 풍성

올해 8회째 맞는 한국국제아트페어(KIAF, 이하 키아프)는 미술작품을 사고파는 아시아 최대의 아트마켓이다. 동시에 지금 이 순간에도 쓰이고 있는 세계미술사를 '현재진행형'으로 읽을 수 있는 아트 북과도 같다.

키아프는 지난 7년간 큰 폭으로 성장해왔다. 첫해 십만 달러에 불과했던 거래량은 2007년 1700만 달러까지 상승했다. 지난해는 경기 침체에도 1400만 달러의 성과를 냈다. 6만 1000명의 관람객을 끌어들이기도 했다.

오는 9월 18일부터 22일까지, 닷새 동안 열리는 키아프2009에서 세계 미술의 만찬이 펼쳐진다. 세계에서 활동하는 1200여 명 작가들의 4600여 점이 삼성동 코엑스에 걸린다.

강익중, 김아타, 이우환, 이강소, 김원숙, 박서보, 손상기, 이이남, 구본창, 정연두, 데미안 허스트, 빌 버클리, 부샹파이, 조안 미첼 등 신진작가부터 원로작가까지 아우른다. 두 개의 특별전과 심층적인 토크 프로그램, 작가지원프로그램 등의 볼거리가 키아프의 매력을 배가한다. 키아프2009, 어떻게 즐길 것인가.

인도미술을 선택한 키아프

세계 미술시장의 눈은 중국미술에서 인도미술로 넘어가고 있다. 2~3년 전부터 세계 미술시장에서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던 인도가 올해 키아프의 주빈국으로 초대됐다. 인도의 저명한 미술평론가이자 독립 큐레이터인 가야트리 신하(Gayatri Sinha)는 '실패한 계획'이라는 테마로 인도 특별전을 꾸민다.

세계 4대 문명의 발상지이자 IT강국, 천 년 이상 카스트 제도가 지배하는 나라이자 평등을 가르치는 불교의 탄생지, 가장 오래된 성애서인 카마수트라가 생겨난 곳이자 정신적 수양을 위해 수행하는 나라, 그리고 영국의 오랜 식민지배로 동양과 서양이 혼재하는 곳. 그곳은 인도이다. '혼란과 공존'은 인도를 설명하는 키워드다. 이 같은 특징은 미술작품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세계 곳곳에서 자행된 테러에 대해 언론과 학계가 붙인 '실패한 계획'이라는 명칭은 이번 특별전에서 보다 개인적인 영역으로 들어왔다. 미완의 상태로 남은 열망과 인생, 이미지와 상상을 어떤 방식으로 수용하는지가 인도 작가들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한국에도 잘 알려진 지지 스카리아를 비롯해 테잘 샤, 수레카, 로히니 데바셰르, 만주나스 카마스, 비반 순다람 등 15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매일 3시 20분(한국어)과 5시 20분(한국어), 7시 20분(영어)에 도슨트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어 인도미술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1) 국내특별전 - 유영국
2) 만주나스 카바스 - Talk
3) 테잘 샤 - Group Catalepsy or The Ship of Fools
4) 카나 파쿠 타케다 - Blue Pill or Red Pill
5)리 쯔후이 - Not Only Pick
1) 국내특별전 - 유영국
2) 만주나스 카바스 - Talk
3) 테잘 샤 - Group Catalepsy or The Ship of Fools
4) 카나 파쿠 타케다 - Blue Pill or Red Pill
5) 리 쯔후이 - Not Only Pick

한국 현대미술사의 '모단걸'과 '모단보이'

지난해 국내 특별전에서는 국내 중견 작가 10인의 전시를 통해 한국미술의 대표성을 보여줬다. 올해는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 속에서 과연 '현대성'이란 무엇인지를 살펴보는 자리가 열린다.

'모단보이, 모단걸-한국현대미술과 모더니즘, 모더니티'로 열리는 국내 특별전은 정준모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이 기획했다. 1920년대부터 1930년대까지, 1940년대부터 1950년대 초반까지, 그리고 1950년대 중반 이후를 1,2,3부로 나누어 전시한다.

김환기, 유영국, 이규상, 장욱진, 이중섭, 한묵, 박고석, 문신, 권옥연, 최영림, 남관 등 시대를 풍미한 거장들의 작품이 한자리에 모인다. 특히, 김환기의 국내 미공개 작품 두 점이 전시돼 미술 애호가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듯하다.

미술시장과 전시에 대한 강연회와 큐레이터 토크쇼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다. 인도미술 특별전과 국내 특별전의 기획자가 토크 세션에 직접 나와 기획 배경을 설명한다. 인도 네루대학교 미술미학부의 파룰 무케르지(Parul Dave Mukherji)교수는 인도미술과 인도 문화예술 전반을 들려줄 예정이다. 이외에 세계 미술시장의 주요 변화와 내년을 관망하는 시간도 마련되어 있다.

젊은 작가도 자란다

국경과 장르의 경계가 없는 작가지원 프로그램은 키아프만의 독특한 특징 중 하나다. 2007년부터 진행한 '작가PT 프로그램'은 올해 아시아 지역 작가들의 참여가 눈에 띄게 늘었다.

카나 파쿠 타케다(Kana Park Takeda, 일본), 리 쯔후이(Lee Szuhui, 대만), 김소현, 송미란, 이예린, 임주연, 현아 등 총 7인의 작가가 미술관계자들에게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공개한다. 사진작가들을 위한 '슈팅 히든 스팟(Shooting Hidden Spot)'에는 카나 파쿠 타케다(Kana Park Takeda, 일본)가 작가PT프로그램에 더해 또 한 번의 행운을 더했다.

아트마켓에서도 소외된 퍼포먼스 작가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유은주 작가에게 날개를 달아줬다. 유 작가는 키아프가 열리는 동안 5번에 걸쳐 '눈먼 자들'이라는 퍼포먼스를 펼친다. 소설가 주제 사라마구의 동명의 작품에서처럼 갑자기 눈이 먼 자들이 보이는 불안과 불확실성, 이기심 등을 표현할 예정이다. 젊은 작가들이 불어넣는 활기는 미술축제의 분위기를 한층 돋울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턴 가족과 함께.

키아프는 더 이상 어른들만의 잔치가 아니다. 올해부터 '키즈 인 키아프(KIDS in KIAF)'라는 어린이 대상 체험 행사가 운영된다. 총 5개의 메인 프로젝트 수업과 매일 진행되는 상설 체험 존이 진행된다. 공간 디자인, 미디어 아트, 환경 디자인, 포토그래피, 미술심리치료 등 다양한 체험을 통해 어린이들은 자연스럽게 미술과 친해질 듯하다.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