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의 작품이 위대한 이유는 다양하지만 해석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점이다. 전위적이더라도, 혹은 토속적라 해도 작품은 무리 없이 해석된다. 비극적이나 아름다운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이 이탈리아의 국립 아떼르발레또 무용단에 의해 우아함과 관능미로 채색됐다.

고전의 무한 리바이벌에 싫증날 수도 있지만 '이탈리아 무용의 자존심', 마우로 비곤쩨띠의 탁월한 변주는 지루함의 여지를 없앤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죽음에서부터 시작되는 설정은 인간 내면의 갈등을 극대화하고 죽음을 향해 질주하는 비극적 사랑의 여정을 재조명한다.

여기에 세계적인 디자이너 파브리찌오 플레시의 화려하고 현대적인 무대장치, 조각 같은 몸을 가진 10쌍의 로미오와 줄리엣, 프로코피예프의 웅장한 음악은 마우로 비곤쩨띠의 안무의 아름다움을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1979년 창단된 이탈리아 최고의 무용단 아떼르발레또는 세계 곳곳에서 러브콜을 받으며 이탈리아 문화대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오고 있다. 최정상의 크리에이티브 팀과의 협력으로 공연의 수준을 유지해오고 있으며 이번 내한공연은 시댄스(서울세계무용축제)의 폐막 공연으로 펼쳐진다. 10월 23일부터 24일까지,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 T. 02-3216-1185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