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441년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 대신 1944년 프랑스의 장 아누이가 무대에 올리기 위해 42년간 집필한 안티고네를 원작으로 했다. 오늘날 한국의 상황을 녹여낸 점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으며 당시 독일군 점령하의 프랑스 상황과 비교해보는 것이 하나의 관람 포인트다.

국내외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 때문에 역으로 재미를 찾는 코미디 형식 대신 오랜만에 만나는 정통 비극이라는 점에 이 공연의 의의가 있다.

다소 가볍고 틀에 박힌 웃음 대신 오히려 깊이 있는 연극을 보고 싶어하는 관객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관객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공간적 배경을 테베의 왕궁에서 세종로로 바꾸고, 촛불을 든 안티고네의 모습에서 온 국민이 함께 느꼈던 소통의 이미지를 발견할 수 있다.

오이디푸스의 두 아틀 에테오클레스와 폴리네이케스의 싸움 뒤에 외삼촌의 크레온이 왕위에 오르면서, 동생 폴리네이케스의 장례를 치러주는 자는 사형에 처한다는 포고령이 내려진다. 그러나 안티고네는 오빠인 그의 시체를 묻어주고 체포된다.

크레온은 자신의 아들의 약혼녀이자 조카인 안티고네를 회유하려 애쓰지만 결국 뜻을 굽히지 않는 안티고네를 토굴에 가둬 죽이려 하고, 그로 인해 걷잡을 수 없는 비극의 소용돌이는 커져간다. 오랜만에 정통 비극을 만나보고 명작의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기회. 10월28일부터 11월11일까지. 아리랑아트홀. 02-6080-6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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