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창작활성화 사후 지원작, 2009년 서울문화재단 예술표현활동지원 선정작.

'권투'를 소재로 상처받고 소외된 삼류 인생을 사는 사람들의 현실과 희망을 그려내 초연 당시 호평을 받았다. 7년 만에 좀 더 새로운 구성과 다채로운 캐릭터 설정으로 다시 무대에 올려진다.

사양 스포츠가 되어버린 '복싱'의 3류 복서 '봉세'는 링 위에서 춤을 추던 라운드 걸 '민지'를 바라보며 외사랑을 이어간다.

반칙으로 링에 오르지 못하는 동안 흥신소의 잡일로 연명하고, 탈영한 동생까지 챙겨야 하는 그의 인생은 더 이상 나아질 것이 없어 답답하기 그지 없다. 어느 날, '월요일 오후 5시'에 만나자는 민지의 전화를 통해 극은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삼류인생을 다루는 기존의 작품들과 비교해볼 때, 이 공연은 자칫 신파로 흐를 수 있는 극의 분위기를 다양한 캐릭터의 등장으로 유쾌하게 바꾼다. 초연 당시에는 다소 추상적이었던 주인공의 인생살이도 좀 더 구체화돼 극의 흐름을 명확히 드러낸다.

또한 시간과 공간의 장르적 제약을 과감하게 뛰어넘도록 구성돼 감각적인 인상을 주며, 여러 공간을 무대에 두기보다는 '링'이라는 하나의 공간과 배우들의 연기만을 통해 리얼리티를 구현해냈다.

주인공 봉세를 연기하는 배우 오달수는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올드보이>, <박쥐> 등 많은 영화에 출연하며 충무로 최고의 조연으로 꼽힌다. 비극을 희극으로 탈바꿈시키며 감동을 이끌어내는 그의 연기는 주목할 만하다. 11월 6일부터 11월 29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3관. 02) 741-35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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