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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패니시 기타의 만찬

[음반리뷰] 박주원의 <집시의 시간>
신들린 핑거링, 퓨전재즈의 세련미 흘러 넘쳐
올해 초에 발표한 재즈 보컬 말로의 5집 앨범은 두 가지 면에서 돋보였다.

완숙의 경지에 이른 말로의 스캣과 악마적 스킬이 돋보이는 기타 연주. 집시의 자유가 말로에서 비롯되었다면, 격정적인 스패니시 정서는 기타리스트에게서 완성됐다. 기타리스트 박주원, 그가 첫 솔로앨범을 내놓았다.

그의 데뷔 앨범은 스패니시 기타의 만찬이다. 화려한 기타 속주와 퓨전재즈의 세련미가 흘러 넘친다. 12곡이 처음부터 끝까지 참신하면서도 능숙하고, 안정적이면서도 통통 튄다. 듣는 순간 귀에 착착 감긴다.

집시와 스패니시 기타가 익숙하지 않은 정서이지만 이미 친근해진 느낌이다. 말로 5집 앨범에서 듣는 귀를 놀라게 했던 악마적 스킬도 여전히 빛이 난다.

데뷔 앨범임에도 신인 같지 않은 그의 앨범의 이유를 지난 시간의 궤적을 통해 짐작해볼 수 있을까. 박주원이 기타를 손에 잡은 건 9살이었다고 한다. 클래식 기타를 20년 이상 연마해온 그는 그 위에 팝과 재즈의 감수성을 두루 섭렵해왔다.

2001년엔 록 그룹 '시리우스'를 결성하며 록의 어법까지도 익힌 그는 신들린 핑거링을 장기로 가지고 있다. 오랜 시간 세션맨으로 활동해온 덕에 그의 손끝의 울림은 이소라, 신승훈, 조규찬, 윤상, 성시경, 이승환 등의 앨범에도 담겨 있다.

볼레로, 삼바, 탱고, 스무드 재즈까지 넘나들며 재능을 보여주는 박주원이 더욱 돋보이는 건 단지 연주자에 머물지 않는다는 데 있다. 데뷔 앨범의 세 곡을 제외한 모든 곡을 직접 작곡하고 편곡했지만 어느 곡에서도 신인의 풋내라고는 풍기지 않는다.

하모니카 마스터 전제덕, 소울 보컬 정엽, 재즈 디바 말로, 재즈 탱고 밴드 라벤타나 등 최고의 실력자들이 참여해 기타의 성찬은 완벽해졌다. 유러피안 집시 재즈 스타일의 '집시의 시간', 스패니시 스타일의 'Night in Camp Nou', 서정적 멜로디가 돋보이는 '서울 볼레로', 긴장감 넘치는 'Hide&Seek'등이 특히 백미다.

오리지널을 편곡한 'Por Una Cabeza'(영화 '여인의 향기' OST 중 유명한 탱고 곡), 피아졸라의 'Oblivion'등의 원곡 못지않은 해석은 또 한 번 귀를 잡아당긴다. 어쨌든, 예의주시해야 할 음악계의 '신성'이 탄생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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