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소소함을 파스텔 드로잉으로 표현한 민경숙 작가의 전시가 갤러리룩스에서 열리고 있다. 작가는 미국 뉴욕에서 회화를 전공하고 서울과 뉴욕에서 꾸준히 단체전에 참여하고 있다.

1995년에는 <꿈꾸는 초상>이라는 타이틀로 에세이를 펴낸 바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일상과 더불어 내면 역시 엿볼 수 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작가의 작품 속 소재들은 모두 흔적과 상처를 가지고 있다. 도마에 남아 있는 칼질 자국, 곰팡이가 핀 식빵, 건물에 드리운 햇살. 이 모든 것들은 숨어 있는 다른 존재의 흔적을 기억하게끔 만들고 누군가의 부재를 드러낸다. 작가는 이처럼 모든 존재가 타자가 남긴 상처 속에 살아간다는 사실을 잊지 않게끔 한다.

또한 파스텔로 그려진 이미지들은 빛과 어둠 속에서 미묘한 차이를 보여준다. 파스텔 특유의 흐릿한 질감은 부재의 순간을 여실히 드러내며, 작가의 예민한 감성을 그대로 전한다. 작가는 오늘을 그림으로써 일상의 상처를 어루만진다. 12월 16일부터 12월 29일까지. 02) 720-8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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