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표적인 극작가 시미즈 쿠니오의 원작을 바탕으로 오태석 연출이 우리 정서와 언어에 맞게 각색한 작품.

극에는 생전 주연을 하지 못해 한이 맺혀 분장실에 머무는 두 여배우 귀신과 주연을 연기하면서 자신의 삶이 잔혹하다고 느끼는 한 여배우가 등장한다.

3명 외에도 현재 주연의 뒤에서 대사를 불러주는 프롬프터 역할을 맡고 있는 한 여배우도 있다. 이들 4명이 '하고 싶은 일'과 '하고 있는 일' 사이에서 괴리감을 느끼며 벌이는 사건이 극의 중심이다.

극의 공간적 배경은 안톤 체호프의 연극 <갈매기>가 무대에 올려지고 있는 어느 극장의 분장실. 현실 세계와 죽은 유령의 세계가 공존하는 분장실이라는 공간 구성(관객을 비추는 대형거울과 바퀴가 달려 움직이는 화장대)이 특징적이다. 러시아풍의 음악, 브레히트 극의 음악은 극적 구성을 돕는다.

2001년에 이어 오태석 연출과 오랫동안 함께해 온 4명의 여배우가 출연한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우 조은아와 문현정, <맥베스>의 장은진, <심청이는 왜 두 번 인당수에 몸을 던졌는가>의 구옥자 등이다.

그들은 인간적인 순수한 내면을 가진 여배우들과 천진한 귀신을 연기한다. 또한 놓쳐버린 기회 혹은 그 기회마저 포기해버리는 현대인들의 삶을 어루만진다. 12월 18일부터 1월 31일까지. 디마떼오 홀. 02) 745-3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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