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 광주 평화연극제 참가작. 11월 공연 후, 앙코르 공연으로 다시 관객을 찾았다. '인간은 인간에게 늑대'라는 의미의 라틴어 'Homo Homini Lupus'는 <리비이어던>의 저자 홉스가 사회계약론을 주장할 때 사용한 말.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사회 역시 여전히 '계약된 사회'임을 드러내기 위해 제목으로 따 왔다.

20대 후반의 여자가 지하철에 뛰어들어 자살한 사고가 이 극의 시작. 이를 목격한 여고생 3명은 경찰이 도착하기 전 사라진다. 전 여자친구로부터 혼인빙자 간음죄로 고발당한 30대 남자의 이야기도 경찰서에서 다뤄진다. 그리고 그 와중에 경찰서에 이끌려온 여고생들에 의해 감춰진 진실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로맨틱 코미디가 대세를 이루고 있는 공연계에서 이 공연은 다른 행보를 걷고 있다.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꿈 같은 사랑 대신 현실적인 사랑을 담았다. 또한 작품은 경찰서에서 일어난 세 사건에 대해 다루고 있다. '죄'에 관한 작품임은 분명한데 공연이 끝난 후 가해자가 모호하게 남겨지는 것이 작품의 특징 중 하나.

범죄 수사물을 표방한 듯한 시간 순서와 내용전개, 공간적 구성 역시 독특하다. 윤한솔 연출은 사실적 무대(경찰서)와 전복된 공간(지하철 플랫폼의 CCTV)이 한데 섞여 주제와 형식의 진보를 꾀했다. 12월 10일부터 2010년 1월 31일까지. 대학로 나온씨어터. 02) 3675-3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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