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우수작품 인큐베이팅 프로젝트 선정작품. 대학로 문화활성화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대학로 우수 소극장 연극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시작됐다. 소극장 공연을 남산예술센터의 중극장에서 공연하는 등 기존의 공연지원 방식과 다르다. 이번 공연은 2003년에 초연 이후, 2004년, 2009년에 이어 꾸준히 공연됐다.

4편의 공연 중 그 첫 번째 공연작인 이 작품은 1511년 발표된 채수의 동명 한국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이해제 연출이 현 시대에 맞게 재해석했다. 저승에서 돌아온 설공찬이라는 인물이 사촌동생의 몸을 빌어 정치 현실을 풍자한다는 내용.

원작이 죽은 사람이 저승에서 머물며 들은 이야기를 토대로 현실을 비판한다면, 공연은 권력문제를 주제로 설정해 인물과 사건, 심지어 역사까지도 새롭게 창작해냈다. 특히, 연극에서는 이승으로 돌아온 설공찬이 권력욕으로 가득찬 세상에 경고를 하는 데 더욱 중점을 둔다.

특히 설공찬이 설공침으로 빙의되는 장면은 이 공연의 관람 포인트. 몇 초 간격만을 두고 극과 극의 두 인격을 오가는 배우 정재성의 연기는 신들린 듯한 느낌을 준다. 또한 언어 유희, 풍자적 대사, 부정(父情)을 여실히 느낄 수 있는 주제의식으로 결코 가볍지 않은 작품이다. 1월 8일부터 1월 17일까지. 남산예술센터. 070-8285-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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