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예술박물관 개관국립극장 9억 들여 '연대기 전시실' 등 상설전시실 먼저 공개
이 같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그동안 공연예술계는 전문적인 공연예술자료관이나 박물관의 건립을 추진해왔다. 공연예술자료의 존재는 우리 문화의 전통과 우수성을 정리해 문화적 정체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새로운 공연 콘텐츠의 개발에 있어서도 이는 공연계의 중요한 과제였다.
지난해 말 국립극장이 개관한 국내 최초의 공연예술박물관은 그간의 이런 갈증을 일부나마 해소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약 9억 원의 예산이 소요된 이 박물관은 한국 공연예술사의 전체적인 흐름과 함께 국립극장사를 다루며 '극장'이라는 공간이 도입된 이후 약 100년간에 초점을 맞췄다.
상설전시실, 기획전시실, 아카이브실, 수장고, 교육실로 구성된 박물관은 지난해 말 '연대기 전시실'과 '주제 전시실'로 구성된 상설전시실이 먼저 공개됐다. '연대기 전시실'은 공연예술의 기원, 개화기의 공연예술, 소극장 운동 등 한국 공연예술의 역사를 연대기식으로 구분해놨고, '주제 전시실'은 무대의상, 예술인의 방(예술가들의 기증품), 무대 미니어처와 무대디자인, 소품 등을 진열하고 있다. 상설전시실의 탄생으로 관계자와 관객 모두 한국 공연예술의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항상 느낄 수 있게 됐다.
공연예술박물관은 공연예술계 원로들과 자문위원단이 의 운영방향과 자료선정에 대해 2년간의 논의를 거쳐 탄생하게 됐다. 2007년 발족해 활동을 시작한 '공연예술자료관팀'은 한국 공연예술의 오랜 숙원이었던 공연예술박물관의 설립에 초석을 마련했다. 이후 국립극장 전속단체(국립극단, 국립창극단, 국립무용단, 국립국악관현악단)의 공연사적 업적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시회 개최와 대대적인 기증 캠페인을 벌이는 등 박물관 설립의 기반을 충실히 닦아왔다.
올해 4월 29일 정식 개관과 함께 기획전시실을 공개하는 공연예술박물관은 이후 주제전시 기획과 더불어 외부 공연예술 자료의 수집과 정리하는 데 중점을 둘 예정이다. 공연예술만을 다루는 전문 박물관이 국내에 전무했기 때문에 소장 자료의 분류체계를 정리하는 과정이 당분간의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물관 관계자는 "지속적인 주제전시기획, 박물관 견학 등의 교육프로그램 개발과 풍부한 디지털 자료 확보로 인한 아카이브실 활성화로 관람객과 다양하게 만나는 생동감 있는 박물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