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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리냐 뽀로로냐 당신의 선택은?

'한국 100대 캐릭터 선정' 프로젝트
전문 선정위원단 110개 후보군 발표… 네티즌 투표 진행 중
  • 둘리
13일 개봉하는 <아스트로 보이-아톰의 귀환>은 일본을 대표하는 만화 캐릭터 아톰을 또 다시 변용한 작품이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데쓰카 오사무가 창조한 '아톰'은 할리우드의 3D 기술과 만나 새로운 아톰으로 재탄생한다.

미국의 대표적 만화들은 '미키마우스'나 '도널드' 같은 디즈니 캐릭터, '슈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 등과 같은 1세대 초인 캐릭터에서 차세대 캐릭터들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대개 60년 이상의 수명을 갖고 있는, 이런 지난 세기의 캐릭터들은 영화, 게임부터 옷, 완구류에 이르기까지 캐릭터 로열티로 수조 원을 벌어들이고 있다.

80년대 방영돼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스머프>는 벨기에 만화가 페요(peyo)의 작품(원제 <schtroumpfe>)이다. 유럽에서는 <아스테릭스(Asterix)>로 프랑스만화가 가장 잘 알려져 있지만, 유럽을 대표한다는 <땡땡의 모험(Les Aventures de Tintin)>(에르제(Herge))을 비롯해 벨기에는 유럽의 숨겨진 만화강국으로 알려져 있다.

그에 비하면 한국은 세계 3위의 애니메이션 제작국이라는 위치에도 불구하고 열악한 현실에 처해 있다. 우리나라도 세계적으로 알릴 수 있는 캐릭터들이 없지 않지만, 딱히 한국을 대표하는 캐릭터에 대한 작업이나 인식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후보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일본의 마징가에 맞서 1970년대부터 한국을 지켜온 SF만화영화의 맏형 '태권브이'와 1980년대 이후 한국형 캐릭터로서는 사실상 국가대표의 지위를 누려온 '아기공룡 둘리'가 우선 유력한 후보로 떠오른다. 하지만 '영심이'나 '까치' 등 한 시대를 풍미한 캐릭터들도 반격도 만만치 않을 듯하다. 무엇보다 선정과 심사는 누가, 어떻게 공정하게 할 수 있을까.

  • 뽀로로
이 쉽지 않은 문제를 두고 서울시와 SBA 서울애니메이션센터가 함께 나섰다. '한국 100대 캐릭터 선정'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서울시는 출판만화와 에니메이션, 게임과 캐릭터 전문 분야 등 다소 혼선이 빚어질 수 있는 부문에서 각각의 대표를 뽑기 위해 전문가로 구성된 선정위원단을 꾸렸고, 110개의 후보군도 선정했다. 15인의 선정위원단은 역사적 가치와 산업적 위치, 멀티 유즈(만화와 애니메이션, 출판물과 게임 등) 가능성, 성장가능성 등을 기준으로 하여 점수를 매겼다.

지난달 23일부터는 포털사이트 다음의 '만화속 세상' 내 특별페이지에서 110개의 후보군을 대상으로 한 네티즌 투표가 진행 중이다. 선정위원단는 이 투표 결과에 자신들의 평가점수를 더해 최종적으로 '대한민국 슈퍼 캐릭터 100'을 최종 선정한다.

각 부문별로 선정된 후보들은 역시 예상가능한 후보들이 막강한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만화 부문에서는 시사만화의 대표격인 김성환 화백의 '고바우 영감'이 눈에 띈다. 1955년생인 고바우 영감은 서민의 입장에서 당대의 사회상을 풍자하며 '만화 언론'의 모범이 되고 있다. 김수정 화백의 '둘리'는 집주인 '고길동'과 함께 후보에 이름을 올려 명불허전임을 증명했다. 1980년대를 주름잡던 이현세 화백의 '까치' 오혜성과 배금택 화백의 '영심이'도 역시 수위를 다투고 있다.

'애니메이션 부문'에서는 EBS 유아 프로그램 캐릭터들이 강세를 보였다. 공룡친구 '크롱'과 함께 이름을 올린 펭귄 '뽀로로'의 선두 질주는 이미 예상했던 바다. 뽀로로가 등장하는 <뽀롱뽀롱 뽀로로>는 2004년 프랑스 최대 지상파 채널 TFI에서 57%의 평균 시청률을 기록하고, 2007년에는 알자지라 방송에까지 진출하며 이미 전 세계 82개국에 수출된 효자 캐릭터다. 세계적 인지도에서는 현재 가장 앞서 있는 캐릭터인 셈이다.

  • 배찌
방귀대장 '뿡뿡이'와 냉장고나라 '코코몽'도 EBS 캐릭터의 위력을 입증하며 역시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캐릭터 부문에서는 지난해 4,000억 원의 매출을 얻으며 로열티 수입만 150억 원을 거뒀던 '뿌까'와 정통강호 '마시마로'가, 게임 부문에서는 <카트라이더>의 '배찌'와 '다오' 등이 경합 중이다.

이번 작업의 의미는 단순히 단기적인 캐릭터 부대사업에 그치는 것만은 아니다. 일본만화나 미국만화의 다양한 캐릭터 사업을 두고 '문화침략'이라고 비판하는 이는 별로 없다. 오히려 일본만화나 미국만화는 전 세계 문화사업을 좌우하는 보고(寶庫)라고 단언하는 이도 있다.

특히 일본만화의 위력은 단순히 그 판매수익에 그치지 않는다. 전 세계인들은 '망가'를 통해 일본을 안다. 일본만화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일본의 역사를 검색해보고, 일본어를 배운다. 그러다 일본을 더 잘 알고 싶은 사람들은 기어이 일본으로 유학을 오기까지 한다. 어린 시절을 <스머프>와 함께 보낸 세대는 블로그에 '파란색 피부의 스머프와 공산주의의 연관성'에 대한 글을 올리며 다른 방식으로 벨기에에 다가간다. 캐릭터의 인지도는 결국 한 나라의 문화와 역사의 보급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이번 선정 작업을 두고 "미국의 '미키마우스'나 일본의 '키티'처럼 세계적으로 사랑받을 수 있는 국가대표 캐릭터를 뽑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고 밝힌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캐릭터들이 선정되면 국내외로 홍보하기 위하여 적극적인 마케팅을 추진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그동안 대부분 개별적인 민간 주도로만 이뤄졌던 캐릭터 사업과 달리 전국의 독자의 반응을 취합한 국가 주도 사업으로 진행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주최 측은 순수하게 네티즌 투표만 반영된 '한국인이 좋아하는 캐릭터 100'도 함께 선정해 최종 순위와 함께 2월 중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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