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이> 상연 10주년 기념공연. 초연(2000년) 당시 한국연극협회 올해의 한국연극상, 희곡상, 연기상과 2001년 동아연극상 작품상, 연기상을 수상했다.

2005년 개봉한 영화 <왕의 남자>의 원작으로 더 많이 알려졌다. 공연 제목인 '이(爾)'는 조선 시대 왕이 신하를 높여 부르는 호칭으로, 극 중 연산군이 공길을 부르는 호칭이기도 하다.

이번 공연에는 역대 캐스트들이 대거 출연한다. 초연뿐 아니라 2001년, 2003년 2006년 공길 역을 맡았던 배우 오만석은 다시 같은 역으로 무대에 오른다.

그러나 오만석의 '공길'은 이번 공연이 마지막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산군 역으로는 원념 멤버인 배우 김내하와 다수의 영화와 연극에 출연해 온 배우 전수환이 더블캐스팅됐다.

작품은 연산군이 '궁중 광대극'을 좋아했다는 것과 광대 공길과 동성애 관계였다는 설정을 갖고 있다. 이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기존 서사극과는 다르다. 전자의 경우, 광대극으로 관객들의 흥을 돋우고 극의 긴장을 이완시키는 역할을 한다.

반면, 후자의 경우, 녹수-공길의 갈등을 고조시킨다. 말장난, 성대모사, 음담패설, 재담 등 언어유희를 통해 시정을 풍자하고 정치적 비리를 고발한다. 역사극은 지루하다는 고정관념을 깨뜨린다. 2월27일부터 3월21일까지. 에술의전당 토월극장. 1588.-5212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