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오페라단은 인간의 파멸적 욕망에서 비롯된 '살인'을 코드로 한 오페라를 올해 세 차례 올린다. <맥베드>,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룰루>인데, 권력욕을 쫓는 <맥베드>가 3월 처음으로 무대에 오른다.

"맥베드는 살인으로 시작해서 살인으로 끝을 맺는다. 점점 더 많은 피가 흐르고 모든 인간이 그 속에서 발을 적시고, 피는 무대를 넘쳐흐른다. 피가 넘쳐흐르는 무대를 꾸미지 않고 맥베드를 상연하는 일은 필연적으로 오류이다"(평론가 얀코트) <맥베드>에서 이 피는 곧 인간의 치명적인 욕망에 대한 일종의 메타포로 작용하는 셈이다.

셰익스피어 원작의 이 작품이 권선징악이 아닌 '비극'끝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피가 난무하는 상황에도 선과 악이 뚜렷이 구분되지 않기 때문. 인간의 근본적 존재가치에 대한 물음은 21세기인 지금도 강렬하게 와 닿는다.

2007년 국립오페라단이 마우리치오 베니니의 지휘와 울리세 산티키의 연출로 올린 바 있는 <맥베드>를 마르코 발데리의 지휘와 이호현의 연출로 올린다.

유럽에서 맥베드 역으로 인정받은 고성현(맥베드), 베르디 오페라 스페셜리스트인 알레산드라 레짜(레이디 맥베드), 이탈리아에서 활약하는 이정원(막두프) 등이 이번 무대를 빛낼 예정이다. 3월 12일, 14일, 16일, 18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T. 02-586-5282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