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표 'Paranoia'
세 작가의 자유로운 시각적 사고를 통해 3차원의 허구적 공간을 캔버스라는 2차원에 표현한 독립된 하나의 '세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전시.

작품 속 대상의 변형, 크기의 변화, 이미지의 중첩과 같은 이상한 만남을 통해 관람객들은 통념적 지식이나 가치관에서 벗어나 선입관의 틀을 벗어 던지고 맨 눈으로 대상을 바라보게 된다.

조영표는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망상을 나타내는 병적 상태인 파라노이아에 대한 이야기로 작업을 진행해나간다.

어떤 물건을 일상적인 환경에서 이질적인 환경으로 옮겨 기이한 만남을 연출시키는 데페이즈망 기법의 형식적 차용을 통해, 작품의 파라노이아, 즉 병적인 망상으로서의 인간의 단면을 표현하고자 했다.

인도 히말라야 산맥을 여행하며 가졌던 나무에 대한 감정의 기억을 작품으로 그려낸 박주현의 작업은 '우리가 누구인가'라는 본질적 화두를 던지며 시작된다. 작가는 사물의 표현과 그 표면이 숨기고 있는 것에 관한 문제에 대해 생각한다.

작가가 바라본 나무를 통해 그 존재를 내면 세계에 새롭게 그려내듯, 마치 일기장과 같은 그림은 일기를 쓰는 서술자의 입장이 되어 눈에 보이는 나무를 화면에 재구성해 나간다. 유희선은 개개인 이 갖는 현실의 어두운 측면을 내면 속 다른 공간으로 설정하여 자기 주변의 상황을 새롭게 재조합 시킨다.

제약 없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공간이기에 개개인의 판단과 성숙에 따라 그곳은 지혜로운 상상이 될 수도, 허황된 상상이 될 수 도 있는 공간. 작가는 이러한 공간을 섬으로 표현한다. 3월12일부터 3월23일까지. 삼청갤러리. 02) 720-5758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