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화랑 33주년 기념전미술사 관통하는 신구 작가 363명 초청 회화로 꾸며, 33년 축적 자료도 선봬

선화랑 김창실 대표
인사동 화랑가의 맏형 격인 선화랑(대표 김창실)이 개관 33주년을 맞아 오는 4월 1일부터 5월 7일까지 기념전시를 연다.

단 한 번의 대관 없이, 300회가 넘는 전시를 자체 기획해온 선화랑은 이번 기념전시를 위해 363명의 작가를 초청했다.

미술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온 작고 작가와 원로작가 33명, 선화랑과 인연을 맺어왔거나 주목할 만한 중견·신진작가 330명이 그들이다.

도상봉, 장욱진, 오지호, 김기창, 최영림, 김구림, 권옥연, 서세옥, 박서보, 하종현, 강익중, 곽훈, 유희영, 김근중, 이석주, 서도호, 석철주, 안윤모, 데비한, 이호철, 안광식, 권경엽, 이우림, 찰스 장, 황주리, 허유진 등 한국의 미술사를 관통하는 신구작가들이 망라됐다.

363명의 작가는 3호에서 10호 크기의 작품 한 점씩, 총 363점을 출품해 선화랑을 가득 채운다.

황염수 '장미'
지난 20주년 당시에도 선화랑은 이와 비슷한 기념전시를 기획한 적이 있다. 선화랑과 인연을 맺은 200인의 작가에게 1호짜리 그림을 출품받아 열린 전시는 애호가와 화랑가 사이에서 한동안 회자됐을 정도로 이슈였다.

이번 전시 역시 작고 작가나 작품 활동이 어려운 원로 작가만 선화랑의 컬렉션으로 대신하고 대부분 작가에게 신작을 요청해 받았다.

미술시장이 한창 들떠 있던 2007년에 맞은 개관 30주년은 다소 조용하게 지나 이번 전시가 30주년에 못다 한 몫까지 다할 것으로 보인다. 선화랑은 이번 기념 전시를 모두 회화만으로 꾸미며 추후 33인 조각가를 초청한 두 번째 기념전시를 기획 중이다.

전시장에는 그림뿐 아니라 33년간 축적되어온 수많은 자료가 선화랑의 발자취를 대신 말해준다. 비단 선화랑 만의 역사라기보다 1977년, 서울에서 총 20~30개에 불과했던 화랑 중 하나였던 선화랑이 지금껏 고집해온 국내 현대미술의 역사이기도 하다.

1979년부터 1992년까지 13년 동안 '선 미술'이란 이름으로 발행한 미술월간지에는 이번 기념전시에 초청된 원로작가들의 기사가 수록되어 있다. 미술사 속 당대의 현장을 포착하는 생경함과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하종현 'Conjuction'
선화랑의 대표적인 기획 전시 자료도 마련되어 있다. 국내 주요 작가들의 전시뿐 아니라 프랑스의 거장 부르델 조각 전(1990년), 현대미술의 거장 마르크 샤갈 전(2003년), 세계 사진 거장들의 예술 - 매그넘 풍경 사진 전(2003년),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서거 1주년 기념 전(2005년), 이탈리아 조각의 거장, 마리노마리니 전(2007) 등 내로라하는 세계적인 작가들의 전시를 유치했던 당시의 전시자료 역시 열람할 수 있다.

갤러리의 수익금을 젊은 작가들에게 재투자하며 미술시장의 선순환 시스템 구축을 위해 제정한(1984년) '선 미술상' 수상 작가들의 자료도 풍성하다. 지금까지 선정된 작가만도 김병종, 서도호, 이두식, 김영원, 임효 등 21명이다.

35세에서 45세의 국내 작가를 평론가들과 함께 선정하는 '선 미술상'은 올해부터 미술경향의 변화를 반영해 수상부문에도 변화를 줬다. 한국화 / 서양화 / 조각의 순서대로 매년 장르를 달리해 작가를 선정한 미술상은 설치 및 디지털 테크놀러지 / 회화 / 조각의 순서로 바뀌었다.

변화된 '선 미술상'의 첫 수상자인 올해의 수상작가는 이이남. 그는 미술과 기술의 주선을 통해 동서양 고전미술작품을 디지털 영상으로 재해석해내면서 미술계에 이슈를 양산해왔다. 이이남 작가의 기념 전시는 올해 10월에 예정되어 있다.

33년 전, 인사동에서 단층 건물로 개관한 선화랑은 현재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선화랑(2003년 신축 재개관)과 소격동의 선 컨템포러리(대표: 이명진, 2005년), 그리고 강남의 갤러리 선으로 확장되었다. 33주년 기념 전시회는 선화랑 1층부터 4층까지의 전시장에서 열린다. T. 02-734-0458

장욱진 '가족'

이석주 '사유적 공간'
서도호 'Karma Juggler'
김근중 'Natural Being(꽃세상)'
강익중 'Moon Jar'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