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느질 하는 여인'
성지연의 사진들은 묘하거나, 이상하거나, 엉뚱하다.

그녀가 연출한 사진 속의 인물들은 평범한 이웃집 사람 같거나 혹은 친구 같거나, 어디선가 만난 사람 같은 익숙함을 준다.

그러나, 그 인물들은 우리에게 완전히 낯설다. 작가가 만들어 낸 작은 연극의 서술적 맥락에서 분리된, 어느 곳인지 어떤 상황인지 형용할 수 없는 정지된 순간들을 드러낸다.

보는 사람들은 작품 속 인물들의 행위와 몸짓의 언어를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지만, 작가는 그녀만의 매력적인 애매모호한 사진적 코드를 이미지 안에 장치하여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고 이미지에 내재된 두 가지의 다른 언어는 작가의 의도에 대한 의구심을 품게 하는 역할을 한다.

작가는 선택된 내부공간과 그 공간 속 모델의 의상, 작은 포즈 하나, 그리고 조명 연출까지 그 모든 것에 세세하다. 반짝이는 날카로운 바늘 끝, 모델의 목을 조이는 듯한 검은 리본의 팽팽함, 그녀가 연출을 위해 선택한 오브제는 어느 것 하나 우연이 아니다.

그 디테일들, 그 요소 각각이 이루어서 만들어내는 이미지를 분석하면 할수록 관람객들은 더욱 더 미스터리한 느낌을 받게 되는데, 작가는 그 애매모호함의 경계에 대해 말한다. 4월1일부터 4월27일까지. 트렁크 갤러리. 02) 3210-1233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