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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의 춤을 추는 <살로메>

[음악과 미술의 하모니] (26) 슈트라우스와 슈투크
오페라와 작품으로 치명적 팜므파탈을 표현
  • 스트라우스
작곡가 슈트라우스와 화가 슈투크는 한 살 차이로 슈투크가 한 해 빠른 1863년에 태어났다.

이 둘은 모두 독일의 뮌헨(Munich) 에서 자랐다. 슈트라우스는 1905년에 오페라 <살로메>를, 그리고 그로부터 1년 후, 슈투크는 동명의 작품 <살로메>를 완성한다.

성서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오스카 와일드의 희곡 <살로메>는 1896년에 만들어졌고 슈트라우스는 이를 오페라로 재탄생시킨다. 살로메는 성서에 나오는 여인으로 유대의 왕 헤롯의 의붓딸이다. 자신의 형을 죽이고 형수와 결혼한 헤롯은 그것도 모자라 호시탐탐 살로메를 노린다.

이를 피해 밖으로 나간 살로메는 우연히 세례 요한의 목소리를 듣게 되고 그 목소리에 반해 단번에 그를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살로메를 부정한 여인의 딸이라며 거들떠 보지도 않는 요한. 이에 더욱 달아오르는 살로메는 어떻게든 요한의 마음을 사로잡고 싶어한다.

연회장, 살로메의 춤을 보고 싶어하는 헤롯은 살로메에게 무슨 소원이든 들어줄 것을 약속한다. 살로메는 그 유명한 <일곱 베일의 춤>을 추고 이에 넋이 나간 헤롯에게 요한의 머리를 요구한다. 곧 병사가 요한의 머리를 쟁반에 받쳐 나오고 살로메는 죽은 요한을 바라보며 광적인 사랑의 노래를 부르며 요한의 입술에 정열적으로 키스를 한다. 이에 경악한 왕은 살로메를 처형하라 명한다.

  • 살로메 음반
살로메를 주제로 그림을 그린 화가는 많이 있다. 그 중 슈투크의 <살로메>는 슈트라우스의 오페라와 그 색감과 뉘앙스에서 가장 흡사한 느낌을 풍기지 않나 싶다. 같은 나라, 같은 도시에서 1년 차이로 만들어진 동명의 작품이라서 더욱 그런 느낌을 자아내는 것일까? 어쩌면 그 당시 슈투크는 슈트라우스의 이 오페라를 관람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오페라 <살로메>는 독일에서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슈트라우스는 초연 당시 30번 이상의 커튼 콜을 받았을 만큼 오페라는 대성공을 이뤘다. 슈트라우스는 퇴폐적이고 병적인 살로메의 스토리를 극대화하기 위해 많은 양의 불협화음, 무조에 가까운 조성법, 전음계 등을 사용하며 음침하고도 소름 끼치는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이 오페라에는 음악만큼이나 자극적인 요소들이 등장하는데 헤롯을 유혹하는 살로메의 <일곱 베일의 춤>에서 살로메는 관능적인 음악을 배경으로 베일을 하나씩 벗어 던지며 거의 나체에 이르는 춤을 보여준다. 이런 자극적인 요소들과 부도덕한 스토리 라인 때문에 뉴욕에서 공연되었을 당시 이 오페라는 엄청난 비난을 받았고 급기야 공연이 취소되는 상황까지 이어졌다.

슈트라우스의 오페라만큼이나 슈투크의 <살로메>는 음산하지만 매혹적이고 치명적인 유혹의 냄새를 풍긴다. 그림 속 살로메는 <일곱 베일의 춤>을 추고 난 직후인 듯 베일을 다 벗은 채 가슴을 드러내고 죽은 요한의 얼굴을 향해 고개를 젖히며 웃고 있다. 이 그림은 수많은 별들, 어둠 속 빛나는 그녀의 몸과 금색의 장신구들, 그리고 푸른빛이 감도는 요한의 머리가 한데 어우러져 현란하고 음침하며 자극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상징주의이자 표현주의로 분류되는 슈투크는 팜므파탈을 주제로 한 그림을 주로 그렸다.

  • 슈투크
그 중 <죄>는 전시되었을 당시 슈트라우스의 <살로메>만큼이나 큰 센세이션을 일으킴과 동시에 그에게 성공을 가져다 주었다. <죄>는 뱀이 몸을 감고 있는 이브를 그리고 있다. 이브는 나체를 드러낸 채 관능미를 뿜어내고 있다.

사악함을 상징하는 뱀과 함께 어우러져 이브는 남자를 파멸로 이끄는 팜므파탈의 모습을 하고 있다. 슈투크는 이처럼 주로 성경이나 신화를 주제로 에로틱하지만 어둡고 강렬한 작품들을 많이 남겼다. 그는 32세의 나이로 뮌헨 아카데미의 교수로 임명되었다. 그리고 클레와 칸딘스키와 같은 제자를 양성하기도 했다.

슈트라우스 역시 <살로메> 이후 1909년, <엘렉트라> 라는 또 다른 퇴폐적인 오페라를 만들어 낸다. 이들의 세기말 적 작품은 반짝이는 수많은 별 속에서 유혹의 춤을 추며 관능의 세계로 빨아들이는 저 살로메처럼 우리로 하여금 거부할 수 없는 치명적 유혹에 빠져들게 한다.

  •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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