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

음악·미술 역사의 흐름을 바꾸다

[음악과 미술의 하모니] (27) 스트라빈스와 피카소
세상을 놀라게 한 <봄의 제전>과 <아비늉의 처녀들> 새로운 시각과 도전
  •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1913년과 1907년, 스트라빈스키와 피카소는 각각 미술과 음악의 역사의 흐름을 바꾸는 작품을 탄생시킨다.

바로 디아길레프가 의뢰한 발레음악 <봄의 제전>과 아프리카 가면을 모티브로 한 <아비뇽의 처녀들>이다. 이 때문에 피카소와 스트라빈스키는 종종 직접적으로 비교가 되곤 한다.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은 스트라빈스키가 꿈에 본 내용을 바탕으로 만든 발레로 니진스키가 안무를 맡아 파리에서 초연되었다. 이 발레는 어느 원시부족들이 봄을 맞이하며 그들이 숭배하는 신에게 마을의 처녀를 제물로 바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산 처녀를 제물로 바치는 의식을 행하는 부족의 야수성을 표현하기 위해 스트라빈스키는 불규칙적이며 불안정한 리듬을 사용한다. 생전 처음 들어보는 희귀한 음악에 초연 당시 관객은 난동을 부리고 소리를 질러댔다. 공연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해버렸다.

새로운 소리로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이 음악계의 충격을 준 것처럼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은 미술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스트라빈스키의 불안한 리듬처럼 피카소는 이 작품에서 원근법과 명암을 버렸다. 그리고 그는 한곳에서 바라본 것이 아닌 여러 각도에서 바라본 시점을 하나의 캔버스에 담아냈다.

  • 피카소
따라서 입체파의 전조로 불리고 있는 이 작품은 스트라빈스키가 원시부족들의 이야기를 작품의 소재로 삼은 것처럼 원초적임을 나타내는 아프리카 가면을 이 작품의 모티브로 사용한다. 여자의 누드를 그리고 있지만 에로틱함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아비뇽의 처녀들>은 <봄의 제전>과 마찬가지로 많은 사람들의 비난을 한 몸에 받았다.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이들의 작품은 가히 충격적이면서도 혁신적인 것이었다. 각각의 분야에서 세상을 놀라게 했던 이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변화'에 있었다. 이들은 평생을 통해 작품스타일을 여러 번 바꾸었는데 그 중 둘 다 같은 시기인 1920년대에는 신고전주의 작품을 만든다.

스트라빈스키는 그 유명한 <봄의 제전>을 작곡한 이후 신고전주의 작품을 작곡하는데 이 시기에 만들어진 곡이 바로 페르골레지의 작품을 토대로 만든 발레 <풀치넬라>이다. 이 밖에도 <오이디프스 왕> <교향곡 C장조>등이 신고전주의 음악에 속한다. 이 후 스트라빈스키는 쇤베르크의 12음 기법을 이용해 또 다른 스타일의 음악을 만든다. 그리고 <칸타타> <아곤>등을 작곡한다.

<풀치넬라>에서 무대장치와 의상을 담당했던 피카소 역시 가난하고 우울했던 시기에 블루 톤으로 그린 청색시대, 어릿광대들을 즐겨 그린 장밋빛 시대, 그리고 <아비뇽의 처녀들>과 같이 아프리카 요소들이 포함된 니그로 시대, 그 이후 입체파의 시대, 그리고 앵그르를 연상시키는 작품들을 남긴 신고전주의 시대 등으로 그 스타일이 나뉜다.

이러한 피카소의 수 많은 작품 스타일의 변화만큼이나 많은 변화를 거친 것은 바로 피카소의 연인관계였다. 피카소의 여성편력은 유명하다. 수많은 여자들과 염문을 뿌리고 그녀들에게서 영감을 받아 작품을 그렸던 피카소. 하지만 호기심이 다하면 가차없이 버리고 다른 사랑을 찾아간 그는 페르낭드, 에바, 올가, 마리 테레즈, 도라 마르, 질로 등 수 많은 여인들과 사랑을 나눴고 그녀들을 울렸다.

  • 피카소(1907년) 작, 아비뇽의 아가씨들
스트라빈스키 역시 소문난 바람둥이였다고 전해진다. 특히 'high-profile (세간의 이목을 끄는)' 여인들과 염문을 뿌리기로 유명했던 그의 연인 중 한 명은 바로 그 유명한 코코 샤넬이었다. 하지만 스트라빈스키는 피카소와는 다르게 화목한 가정을 유지했다고 한다.

새로운 시각과 도전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던 스트라빈스키와 피카소.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펼쳤던 이들. 하나의 스타일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했던,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 혁신과는 반대되는 개념인 고전주의로 돌아갔던 두 예술가.

이들은 우리로 하여금 고정관념을 벗어난 발상의 전환을 안겨줌과 동시에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뿌리와 근본 등에 대해, 또 앞으로 예술이 나아가야 하는 방향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숙제로 남기고 약 40여 년 전 우리 곁을 떠났다.

*이번 호를 마지막으로 노엘라의 <음악과 미술의 하모니> 연재를 마칩니다.

  • 스트라빈스키 작곡 오페라 '오이디푸스왕'
  • 작곡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피카소 작
  • 피카소 작, 게르니카
  • 피카소 작, 창가 앞에 있는 여인의 반신상
  • 피카소 작, 한국에서의 학살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카카오
배너
2019년 11월 제2802호
  • 이전 보기 배경
    • 2019년 11월 제2802호
    • 2019년 11월 제2801호
    • 2019년 10월 제2800호
    • 2019년 10월 제2799호
    • 2019년 10월 제2798호
    • 2019년 10월 제2797호
    • 2019년 09월 제2796호
    • 2019년 09월 제2795호
    • 2019년 09월 제2794호
    • 2019년 09월 제2793호
  • 이전 보기 배경
저번주 발행호 다음주 발행호
  • 지면보기
  • 구독안내
  • 광고문의
  • * 지면문의
    전화 : 02-6388-8088
    팩스 : 02-2261-3303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9 드림타워 10층

    * 온라인 광고
    전화 : 02-6388-8019
    팩스 : 02-2261-3303
    메일 : adinfo@hankooki.com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9 드림타워 10층

많이 본 기사

주간한국 유튜브 채널

서진의 여행 에세이

영주, 산사의 추억 영주, 산사의 추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