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 'Red holiday'
전혀 다른 장르와 미디움으로 작업을 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닮아있는 사진작가 최헌, 회화작가 한조영의 2인 기획초대전.

도시 풍경을 사진으로 찍어 물 위에 마블링 작업을 통해 그림을 그려 회화작업을 접목시킨 최헌, 회화작품이지만 제작한 스티커를 하나하나 붙여가며 도시의 형상을 만들어 사진으로 착각할 만큼 디테일 한 작업을 하는 한조영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사진적 초현실주의를 표현하는 최헌의 최근 작업을 선보인다. 우주여행을 하는 도중에 작가가 지구로 잠시 돌아오는 상황을 그리며 지구가 왠지 낯설고 자신이 외계인이 되어버린 것 같은 시대적 고민에 잠시 빠지는 느낌을 표현했다.

여기에 서울 남산을 기점으로 도시의 빌딩숲을 렌즈에 담고 그 도시하늘에 작가의 작업 특징인 액체혼합 기법과 합성시켰다. 한조영은 도시들을 규모와 시간, 장소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표현한다.

그리고 도시를 존재시키기 위해 있는 수많은 이미지의 결정체이자 모든 존재의 존재감을 대신해 가늘게 잘라 붙인 스티커를 빛으로 대신하고 옮기고 뒤바꾸면서 도시를 다시 건설한다.

이 도시는 안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보기보다는 먼발치에서 내려다보는, 즉 관조하는 시각으로 도시와 그것의 생태 작용을 관찰한다. 빛을 매개로 도시를 표현하려는 시도는 극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반복적인 행위로서의 스티커 붙이기가 갖는 의미와 맞물려 극대화된다. 4월13일부터 5월7일까지. 리나갤러리. 02) 544-0286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