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미터에 이르는 육중한 덩치, 오케스트라 혹은 재즈 밴드에서 웅얼거리는 듯한 불분명한 저음, 내성적으로 보이는 이 악기가 무대 전면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콘트라베이스의 무한한 가능성을 알고 있지 못하다는 의미다. 더 이상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소설 <콘트라베이스>는 그들을 대변하지 못한다.

콘트라베이스의 반란이랄까. 6대의 콘트라베이스가 첫인상으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묘기'를 펼친다. 콘트라베이스를 연주하는 것인지, 만화 속에서처럼 혼자 움직이는 콘트라베이스인 건지, 이전엔 이 덩치 큰 악기로 감히 상상할 수 없던 연주와 퍼포먼스의 향연이다. <춤추는 콘트라바쓰>에서다.

좀처럼 말을 들을 것 같지 않은 콘트라베이스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6인은 모두 클래식 음악계 출신 연주자다. 이들은 재즈의 즉흥연주 기법을 몸에 익혀 기존의 곡 혹은 직접 작곡한 곡을 연주한다. 클래식에서 재즈, 록, 탱고, 그리고 동물의 걸음걸이와 울음소리까지.

2006년 국내에 내한한 바 있는 이들은 전세계의 관객을 매료시켜왔다. 한번 보면 안다. 콘트라베이스가 가진 놀라운 깜찍 발랄 유쾌함을. '르 몽드'의 평대로, 분명히 '이들은 프랑스 음악계의 새로운 개척자가 되었다.' 4월 2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T. 02-2000-6309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