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ring'
중학교 2학년 때 이민을 간 재미교포 1.5세대 작가 써니킴의 개인전.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중학교까지 교복을 입던 세대에 속한 작가는 미국으로 이민간 후 겪은 십대 시절의 모호함과 불안정성을 강렬하게 표현한 작업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2006년 미술관 전시 이후 4년 만에 준비한 개인전으로 그 동안의 시간만큼 작가의 심적. 기법적 변화를 포착해볼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써니킴의 작업은 존재하지 않는 기억에 대한 향수를 붙잡으려는 불가능한 시도를 전제로 한다. 완전한 현실이 될 수 없는 대체물이자 가짜의 시공간인 회화 속 이미지에 여러 겹의 물감 레이어를 덧바르며 몽상적이고 아련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마치 무중력의 공간감이나 공기와 같이, 실체감이 없다는 특성을 가진 가상의 기억은 보는 이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등 감정이입 효과를 주며 회화 안에서 완전한 리얼리티를 얻는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작품들은 이전보다 레이어가 늘어나 더 몽환적인 분위기를 보여준다. "대상 보다는 현재 그 대상이 처한 상황 자체를 그리고 싶다"고 말하는 작가는 작품을 통해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는 와중의 순간을 잠깐 멈춰놓은 듯한 느낌을 의도적으로 표현한다.

그리하여 관객은 마치 그림의 전후 상황을 유추하거나 상상해보며 작품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게 된다. 4월22일부터 5월12일까지. 갤러리현대 16 bungee. 02) 722-3503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