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가우데아무스>와 2006년 <형제자매들>를 LG아트센터 무대에 올리며 이 시대 연극이 존재해야 하는 진정한 이유를 깨닫게 해 준 연출가 레프 도진이 연출한 체홉의 레퍼토리가 한국 관객들에게 처음으로 선보인다.

스타니슬라브스키의 유산 위에 실험적이면서도 진보적인 연극언어를 펼쳐온 레프 도진은 1983년 상트 페테르부르크 말리극장의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이래, 주옥 같은 레퍼토리로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이름없는 작은 극장에 불과했던 말리 극장을 세계적인 예술극장으로 키워낸 연출가다.

1899년 10월 26일 모스크바예술극장에서 스타니슬라브스키 연출로 초연된 <바냐 아저씨>는 그가 체홉 작품 중 정수로 꼽는 작품. 레프 도진의 말에 따르면 '20년 동안 계속 생각해 왔으나 감히 손을 대지 못하였다가' 2003년 드디어 무대화했다고 한다.

그의 오랜 기다림과 숙고는 체홉 연극이 담고 있는 인간성에 대한 다각적이고 깊은 통찰을 놀랍도록 디테일하게, 그리고 더할 수 없이 명징하게 그려내고 있다.

사랑과 상실, 인생의 무상함과 그럼에도 또 다시 견뎌내야 하는 삶. 이 작품은 통해 우리 각자가 어떻게 그 순간들을 살아내는지 들여다 보게 해 줄 것이다. 5월5일부터 5월8일까지. LG아트센터. 02) 2005-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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