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예술센터의 시즌 첫 자체제작 프로그램 '신진연출가 기획전'의 두 번째 무대. 이 작품은 '죽음'을 매개로 사실과 허구적으로 구축된 기억의 관계를 이야기하는 연극이다.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경험한 이들은 그 죽음을 각자의 방식으로 편집하고 재구성하여 기억한다. 그 과정에서 '죄책감'과 '자기기만'으로 왜곡된 그들의 감정은 고통스러운 것을 넘어서,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이 연극은 끊임없이 그 죽음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고통스러운 기억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이야기하기'라는 개인화된 장례의식(儀式)을 통해 결국 죽음을 받아들이고 각자의 삶으로 회귀하고자 하는 인간의 몸부림을 담고 있다.

<그 샘에 고인 말>, <착한사람, 조양규> 등을 통해 꾸준히 자기 세계를 보여준 한현주가 대본을 썼으며, CJ 영페스티벌을 비롯해 아르코 예술극장의 신진연출가 지원 프로젝트 등을 통해 작품을 올리며 차근차근 연출가로서의 행보를 걷고 있는 김한내가 연출을 맡았다.

연극원 출신의 1978년생 동갑내기인 이들은 <우릴 봤을까?>를 통해 간결하고 절제된 대사와 감각적인 무대언어로 새로운 연극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5월7일부터 5월16일까지. 02) 758-2150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