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chaos to chaos'
스페인 국립 마드리드 대학에서 미술을 공부한 이상효 작가의 개인전. 벨라스케스, 고야, 피카소, 타피에스 등 대가들의 고향인 스페인.

지중해 문화권인 스페인은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 바로 동서양의 혼합이다. 그래서인지 작가의 작품 세계 역시 동서양을 넘나든다.

흘러내리는 선의 느낌은 지중해를 연상시킨다. 작품을 보고 있으면 서양인은 동양 냄새, 그리고 한국 사람은 지중해 이미지를 느낀다고 한다. 동서양의 경계는 사라진다.

다만 예술만 있을 뿐이다. 그의 박사 논문도 작품의 연장이었다. 주제는 동양의 여백과 서양 공간의 개념 비교. 작가는 연작 시리즈를 통해 철학을 이야기한다. 혼돈과 파괴, 그리고 새로운 탄생이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1980년대 말 '카오스로부터' 시리즈와 2000년대 '어느 연금술사의 꿈', 그리고 최근의 '카오스에서 카오스로' 연작 시리즈를 볼 수 있다. 특히 신작은 추상회화의 절정을 보여준다. 작가는 캔버스에 회반죽을 바른 후 그 위에 물감 덧칠을 한다.

그 후 물감을 위에서 아래로 흘러내리게 하는 드리핑 기법을 반복한다. 물감이 흘러내리는 과정에서 생기는 우연성은 작품 속에 녹아 들어간다. 그리고 시간의 퇴적층이 된 색채는 금빛을 발산한다. 5월11일부터 5월24일까지. 진화랑. 02) 738-7570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