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도 있는 메시지와 철저한 비극성으로 시대를 초월해 사랑받고 있는 셰익스피어의 맥베스가 원작. 이 작품이 실험적인 연출과 각색으로 무대 위에서 새롭게 옷을 갈아 입는다.

설명적인 대화 위주의 원작에서 탈피해 각 인물들의 심층적 독백을 통해 현시대에 존재하는 권력과 그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욕망의 노예가 되어 버린 위정자들의 내면을 깊이 있게 들여다 본다.

또한 그러한 그들의 권력 다툼을 바라보며 고통받는 민초들의 아픔을 서정적인 표현법과 은유적인 시적 언어를 통해 그려내고 있다.

탈춤의 동작들을 위시한 한국적인 움직임은 욕망이 갖는 폭력성과 허무함의 철학적 표현을 가능케 해주며 각 장면과 장면을 잇는 절제된 음악과 안무는 무대와 관객들과의 거리감을 좁히면서 작품에 대한 몰입도를 높여준다.

작품의 줄거리는 원작과 크게 다르지 않으나, 맥베스가 부인을 살해하고, 맥더프와의 최후의 일전을 맞이하는 장면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점에서 작품이 추구하는 방향성이 그대로 드러나며, 전쟁을 마치고 귀향하는 병사들, 아들을 기다리는 노파, 기나긴 피난길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민초들의 독백을 통해 권력자들이 만들어가는 역사에 대한 민초들의 관점, 고통의 소리를 시적 은유로 노래한다. 6월 4일부터 6월 13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02) 929-6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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