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l Tree'
김영신의 '영혼 나무들'에서 영혼은 정신mind, 넋spirit, 유령ghost과 조금씩 겹치며 의미의 속살을 풀어놓는다.

그녀의 나무작업들은 이 용어들이 품고 있는 의미들의 번짐, 겹침과 형상적으로 유사한 구조를 보인다. 그 나무-숲에서 우리는 순간적으로 우리 곁을 스쳐 지나간 어떤 기운을 느끼기도 한다.

흥미롭게도 김영신의 나무 사진들은 우리에게 '한국 풍경의 미'나, '수묵화의 느낌'이 아니라 그냥 '나무'를 만나게 해준다. 그냥 '나무가 있는 풍경'을 보여준다. 거기서 나무는 빛을 머금고 빛을 발하고 있다. 이 빛은 스스로 응시하며 스스로 존재하는 나무들의 존재성 그 자체로 보인다.

이 나무들과 덤불들은, 하늘-대지의 시공간에 말없이 빛나는 자명함으로 존재하는 이들은 그러나 각자 자신의 존재성을 발화하면서 '곁'을 만든다.

이 곁에서 풍경은 내면과 외부의 경계를 조금씩 지우고, 상처에서 흐른 피로 옅은 그늘을 만들며, 타자에게뿐 아니라 스스로에게 이방인이었던 우리들에게 작은 마음의 공터를 마련한다. 그렇게 해서 우리로 하여금 내일 우리에게 다가올 저 고단한 이방인을 위한 영혼의 시선을 선물로 마련하게 한다. 6월3일부터 6월29일까지. 트렁크갤러리. 02) 3210-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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