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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도, '존 레넌 미망인'도 아닌, '대안 영화작가'

<요노 요코> 전
영화, 퍼포먼스, 음악 등 다양한 장르서 자신의 세계 구축한 멀티아티스트 회고
  • '두 동정녀'
클로드 레비 스트로스, 머스 커닝엄, 장 뤽 고다르…. 전설처럼 느껴지는 이름들이 아직도 살아있다니? 교과서에서나 보던 이 인물들은 실제로 지난해까지 살아있거나, 아직도 살아있는 전설들이다.

오노 요코의 생존 역시 의외로 느껴진다. 하지만 그의 트위터(http://twitter.com/Yokoono)에 올라오는 생생한 메모와 답변은 영화나 음악으로만 접했던 오노 요코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우리에겐 비틀스의 멤버 존 레넌의 미망인으로 잘 알려진 오노 요코는 사실은 오히려 존 레넌에게 큰 영향을 미쳤던 아티스트이자 페미니스트이다. 나이도 레넌보다 일곱 살 연상이다.

오노는 백남준이 몸담았던 예술운동인 플럭서스를 존 케이지 등과 함께 이끈 아방가르드 예술의 선구자 중 하나였다. 또 베트남 전이 한창이던 70년대에는 남편 레논과 함께 전쟁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던 평화주의자이자 반전운동가이기도 하다.

하지만 레넌이 마약 중독에서 가까스로 빠져나온 후 음악 활동을 접고 오노에 안주하자, 그의 팬들은 "아시아의 마녀가 레넌을 홀렸다"며 오노에게 노골적인 적개심을 드러냈다. 더구나 레넌이 비운의 죽음을 맞이하자 오노는 팬들의 증오심을 오랫동안 한몸에 받게 됐다.

  • '자유'
이에 대안영상문화발전소 아이공은 지난 10일부터 3주 동안 서교동 미디어극장 아이공에서 예술가로서의 오노 요코를 경험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영화, 퍼포먼스, 음악을 아우르는 다양한 장르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한 멀티 아티스트 오노 요코의 대안영화를 회고하는 '<오노 요코전> Tag: 대안영화, 플럭서스, 존 레넌'이 그것이다.

'진짜 오노 요코를 만나다'라는 부제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대안미디어 극장을 표방하는 미디어극장 아이공이 개관 4주년을 기념해 기획한 특별전이다. 특히 이번 특별기획전은 오노 요코의 영화 작품들이 국내에 대거 소개되는 첫 행사여서 더욱 의미가 있다.

'대안영화, 플럭서스, 존 레넌'이라는 세 개의 태그는 곧 오노 요코에 효과적으로 접속하는 열쇠다. 비디오 매체의 가능성을 미리 파악한 오노는 스테레오 타입에 도전하는 영화들을 계속 제작하며 대안영화사 흐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들을 완성했다.

이번에 소개되는 오노 요코의 작품들에서는 특히 탈장르의 예술감수성, 여성억압을 거부하는 젠더 감수성이 두드러진다. 이는 충격과 즐거움을 동시에 안겨주는 대안영화사의 중요한 유산들이다. 예를 들어 <자유 Freedom, 1970>에서는 여성이 브래지어를 벗는 상징적 행동을 담아 페미니즘의 메시지를 전했다.

특히 '태그: 플럭서스' 부문에서 상영되는 여덟 편의 작품들은 오노 요코가 플럭서스의 멤버로 활동하는 동안 작업했던 가장 유명한 작품들이다. 그의 첫 영화라고 할 수 있는 것은 관객이 요구할 때까지 자신의 옷을 잘라내는 퍼포먼스 <컷 피스 Cut Piece, 1965 - excerpt of performance>를 기록한 영상이다.

  • 눈 깜박임
이듬해부터 영상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그는 눈을 깜박이는 순간을 슬로우 모션으로 포착한 <눈 깜박임 Fluxfilm No.9 Eyeblink, 1966>, 수많은 '엉덩이'들을 담은 <4 Fluxfilm No.16 Four, 1966> 등 네 편의 단편영화로 한 해 동안 활발한 활동을 계속했다.

오노 요코의 인생에서 빠질 수 없는 레넌의 흔적도 오노의 작품 안에서 고스란히 발견된다. '태그: 연인 레넌' 섹션에서 상영되는 <이매진 Imagine, 1971>과 <두 동정녀 Two Virgins, 1972>난 자신들의 사랑을 실험적 영상으로 표현한 뮤직드라마들이다. 오노 요코와 존 레넌이 함께했던 작품들 중 가장 잘 알려진 <이매진>은 같은 해 발표했던 <이매진>과 앨범의 홍보를 위해 만든 영상이다. 이 작품은 두 사람이 함께 작업한 첫 번째 영화이기도 하다.

이밖에도 '태그: 침대시위' 섹션에서는 오노 요코와 존 레넌에 대한 심층 다큐멘터리인 <존과 요코, 평화에 노래를 John & Yoko Give Peace a Song, 2006>이 상영되고, '태그: 스타' 섹션에서는 1975년 오노 요코가 인기토크쇼인 '딕 카벳 쇼'에 출연해 존 레넌을 비롯해 지미 헨드릭스, 제퍼슨 에어플레인 등 우드스탁에 출연했던 당대의 음악인들의 생각을 자유롭게 담아낸 <딕 카벳 쇼의 존 레넌과 오노 요코 The Dick Cavett Show - John Lennon & Yoko Ono> 역시 흥미로운 작품이다.

멀티 아티스트인 만큼 오노 요코와 만나는 코드는 영화 상영 외에도 많다. 국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실험예술가, 행위예술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다양한 부대행사들이 열릴 예정이다.

특히 기대를 모으는 것은 오는 25일에 열리는 '멀티아티스트 파티'. 홍대 앞 여성 멀티 아티스트들이 진행하는 이 관객 참여형 공연에서는 오노 요코의 영화작업에 맞추어 즉흥 음악을 선보이는 뮤지션 시, 비틀쥬스의 공연, 페미니스트 배우이자 극작가인 레드걸이 오노 요코를 모델로 쓴 1인극 '아! 오노 요코'가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 '딕 카벳 쇼의 존 레넌과 오노 요코'
현존하는 선배 아티스트 오노 요코에 대해 존경과 경의를 표한다는 페미니스트 배우 레드걸은 "그녀가 실제 했던 발언들을 연기하며 그녀의 용기와 투쟁정신을 관객들에게 직접 전하고 싶다"며 이번 공연의 콘셉트를 설명했다.

  • 오노 요코전 - '존과 요코, 평화에 노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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