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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자들의 희망을 연주해요

로뎀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예술 갈증, 처우개선 논의 하면서 탄생, 청소년 유망주 발굴도 앞장
  • 로뎀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중동지역 유목민들이 불을 땔 때 유용하게 사용했던 로뎀나무. 사막이나 암석지대에서 크게 자라는 그것은 구약성서에도 등장한다.

성서에는 절망에 빠진 선지자(엘리야)가 로뎀나무 그늘 아래서 죽음을 기다리던 중 천사의 음식을 먹고 다시 희망을 발견한 의미 있는 장소로 나온다.

이 때문인지,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싶을 때 '로뎀'을 단체의 이름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올해로 창단 2주년을 맞은 로뎀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단장 이성환, 음악감독·지휘자 민유홍) 역시 클래식 음악 안에서 삶의 아름다움과 희망을 발견하고자 한다는 메시지를 파악하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들의 이 메시지를 투영하는 상대는 문화적 소외계층이 아니라 연주자들을 향해 있다.

클래식 음악 전공자들 중 한동안 악기를 손에서 놓았던 이들의 예술을 향한 갈증과 음악가들의 처우 개선에 대해 함께 논의하면서 탄생한 오케스트라이기 때문이다. 다른 단체에도 소속된 단원들이 대부분이지만 30여 명 단원들 간에는 끈끈한 우정과 깊은 연대감이 스며 있다. 연주회가 있든 없든, 단원들은 매주 수요일 연습실에 모여 의견을 나누고 말러, 브루크너, 쇼스타코비치 등 클래식 레퍼토리를 연습한다.

지금까지 서울, 울산, 강릉 순회공연을 비롯해, 대한항공 합창단(KASA)과 함께 하는 사랑갚음음악회, 연세대 신학대학 치유상담연구원 송년 초청연주회 등을 통해 관객들과 만나 왔다.

  • 로뎀 청소년 오케스트라
로뎀 필하모닉은 창단 이후 줄곧 로뎀 청소년 오케스트라와 함께 해오고 있다. 교향악단 역사는 청소년 오케스트라가 5년 더 길다. 베누스토 청소년 오케스트라를 모태로 하고 있는 로뎀 청소년 오케스트라 덕인지, 로뎀 필하모닉은 청소년 연주자 발굴에 적극적이다. 꾸준히 청소년 연주자들을 협연자로 내세워 공연하는 '협주곡의 밤'이라던가, 전국 음악콩쿠르가 그 행보의 일환이다. 청소년 유망주를 발견하는 일은 한국의 미래 클래식 토양을 다지는 일이기도 하다.

올해 3번째로 열리는 전국 음악콩쿠르는 이달 26일 클라라아트홀에서 열린다. 로뎀 필하모닉의 정신이 '연주자'에 초점 맞춰진 덕인지, 음악콩쿠르에서도 연주자에 대한 배려를 읽을 수 있다. 기존의 콩쿠르는 참가자들의 연주가 어느 정도 파악이 되면 종을 울려 연주를 멈춘다.

하지만 로뎀 필하모닉의 음악콩쿠르에서는 끝까지 곡을 연주하게 한다. 많은 이들이 1등을 위해서라기보다 자신의 수준을 가늠하고 발표기회를 갖고자 참가하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심사위원들은 콩쿠르 이후 참가자 개개인에 대한 심사평을 짤막하게 인터넷에 올려주며 그들의 학습을 독려한다.

이번 콩쿠르부터는 보다 공정한 심사를 위해 학생들의 프로필과 같은 사전 정보를 최대한 차단하고 출신학교와 연주만으로 평가할 예정이다. 경연부분은 관현악, 실내악, 피아노, 성악으로 등으로 대상은 유초등부, 중고등부, 대학부, 일반부 등이다.

"순수 클래식 음악지키는데 일조하고 싶다"
민유홍 지휘자·음악감독

  • 지휘자 민유홍
-로뎀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롤 모델로 삼고 있는 단체가 있나.

롤 모델이라기보다 멘델스존이 창단했던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를 이상적으로 생각한다. 라이프치히는 내가 공부했던 도시이기도 하다. 로뎀 필하모닉은 조직력에서는 이만큼 건강한 오케스트라도 없는 것 같다. 앞으로 모범적인 단체로, 단원들과 함께 다져가려고 한다.

-초반에는 성악가 김동규(바리톤) 씨와도 많은 협연을 해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

창단 초기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개인적으로 그는 나의 대학 후배로, 친분도 있어서 이미지 마케팅을 많이 도와줬다. 재작년에 서울에서 시작해, 울산, 강릉으로 가는 순회 연주회에서도 호응이 좋았다. 지난해에는 오케스트라를 정비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전용 연습실도 마련했다.

-이제 2년 된 신생 교향악단으로서 포부가 있다면.

그동안 우리나라 음악계가 덩치도 커지고 다양해졌지만 총체적인 약체인 거 같다. 이대로 20~30년이 지나면 클래식 연주단체가 한두 곳밖에 남지 않을까 싶다. 세상과 어느 정도 맞춰가야 하겠지만 음악의 흐름이 경제논리에 묻어가는 것으로 보여서 순수 클래식 레퍼토리가 많이 사라지고 있다. 우리 오케스트라가 순수 클래식 음악을 지키는데 일조하고 싶다.

민유홍은…
연세대 음대 기악과, 독일 바이마르 프란츠리스트 국립음대, 데트몰트 국립음대에서 비올라를 전공. 불가리아 소피아 국립음악원 지휘과에서 최우수 만장일치로 졸업.
인천시립교향악단 상임단원, 서울심포니 및 강릉시향 수석단원 역임. (사)베누스토심포니 지휘자 역하고 현재 로뎀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지휘자. 선화예고, 안양대 역임, 현재 인천예고, 수원여대에 출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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