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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몽골의 고비사막을 담은 작업을 선보이는 사진전. 김홍희의 사진은 매우 충실한 다큐멘터리 사진이자 일종의 풍경 사진이다.

거대한 사막의 전모를 단일화면 안에 드러낼 수 없다는 한계점은 오히려 새로운 장점으로 살아났다.

부분에 주목하고 그 부분들 속에서 자연과 인간, 시간과 공간, 과정과 결과 등의 메타포를 끌어냈기 때문이다. 신작들은 폭넓은 해석의 지평 위에 놓인다. 그의 사진은 문명사회의 척박함을 넘어서려는 정신적 도피의 일환으로 비칠 법도 하다.

또는 자연의 숭고함에 기대어 문명사회의 비루함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읽히기도 한다. 나아가 그것은 자연의 곡선을 끌어들여 인체의 곡선을 은유함으로써 자연과 인간 신체 사이에 흐르는 교감을 관능의 서사로 표현한 풍경-누드이다.

김홍희는 사막의 모래언덕에서 신체의 관능미를 포착한다. 부드러운 곡선이 신체 구석구석에 자리한 유려한 곡선을 은유한다.

바람이 실어 나르는 낱알의 모래들이 시간의 주름을 만들고 그 주름들 너머로 한 고비 두 고비 숭고한 자연의 깊이가 우러난다. 7월 1일부터 7월 13일까지. 갤러리 나우. 02) 725-2930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