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ros'
차동훈은 그의 첫 번째 개인전에서 인간의 정념에서 비롯되는 이기적 삶을, 현재의 또 다른 개인전은 정념에서 비롯되는 네거티브의 속성을 배수하는 하수구로서의 가상세계, 혹은 희망의 가능성으로의 가상세계를 다룬다.

또한 작가는 인간의 사회 내지 공동체가 갖는 삶은 살아남을 자와 그 반대급부로서의 희생자 간의 이분법만이 존재하는가 의문을 제기한다. 화해 가능한 대안은 없겠는가 하고 묻는다.

차동훈은 증강현실(AR reality) 기법을 도입하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전개시킨다. 여기서 증강현실이란 가상계의 가상현실이 현실세계와 교차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기술이다.

이러한 희망적 내용은 차동훈의 작품 '쿠로스(Kuros)'에서 나타난다. 쿠로스는 물론 그리스의 청년 입상 조각을 뜻하는 단어다. 초기 입상으로서 그 형태가 완벽하지 않지만 나중에 나올 위대한 그리스 유산들의 원형이 된다. 마찬가지로 증강현실의 원형이지만 나중에 현실을 보강하고 현실과 등가관계를 유지하며 등장할 위대한 유산에 대한 기원이기도 하다.

아직은 미미하지만 앞으로 벌어질 현실계의 보족으로서의 희망가능성이다. 이 증강현실의 쿠로스 역시나 일종의 더미다. 그러나 더미처럼 희생되어 좌초된 사람들의 영혼에 힘을 주려는 조그만 시도다. 6월 30일부터 7월 10일까지. 관훈갤러리. 02) 733-6469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