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실험적 무대로 많은 관심을 이끌었던 극단 여행자의 2010년 하반기 첫 작품. 70~80년대 독일의 가장 탁월한 여성극작가 중 한 사람인 게를린드 라이스하겐의 작품이다.

이 작품은 1971년 다름슈타트에서 초연되어 자국인 독일보다 외국에서 더 큰 성공을 거두었으며 글라스고우, 로스엔젤레스, 스톡홀름 등지에서 공연되어 많은 관객과 평단의 찬사와 박수를 누린 바 있다.

이 연극에는 10명의 남자 배우들이 출연한다. 이들 중 3명은 마릴린 먼로 역으로 분해 그녀의 삶과 자아를 그려내며, 또 다른 배우들은 다양한 모습으로 그녀의 주변 인물들을 연기 한다.

여성성의 상징이자, 세기의 연인, 섹스 심볼이었던 마릴린 먼로가 남자의 육중한 몸뚱이에 갇혀 그려지는 모습은 본 작품의 가장 큰 볼거리이며 뛰어난 미학으로 꼽을 수 있다.

남자배우들로만 연기하는 <마릴린 먼로의 삶과 죽음>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 편견, 고정관념을 넘어서게 한다. 여러 명의 배우가 서로 각각의 스타일과 시각과 내면으로 연기되는 마릴린 먼로 역시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마릴린의 여러 모습을 대신하고 있다. 7월 3일부터 7월 11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02) 889-3561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