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코 예술극장, 대학로 예술극장과 통합 '한국공연예술센터'로 탄생
지난해 문을 연 은 구 '아르코 시티극장'으로, 과 혼동돼 이름을 바꿔 새로 개관했다. 하지만 이런 사정을 정확히 모르는 관객들은 극장을 찾을 때 여전히 혼란스럽다.
게다가 두 극장 모두 대극장과 소극장을 갖추고 있고, 이 민간에 위탁한 2개의 소극장까지 합하면 '대학로'와 '아르코'로 빚어지는 혼선은 6개의 선택지 내에서 더욱 복잡해지게 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 같은 두 극장을 더 전문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통합 운영 정책을 준비했다. 그 결과 지난 30년간 대학로 연극 발전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이 과 합쳐져 재단법인 '한국공연예술센터(이사장 최치림)'로 새롭게 태어났다.
무용과 연극 중심 극장으로 이원화
지난달 29일 소극장에서 열린 설명회에서도 언론의 관심은 출범 이후 한국공연예술센터의 재정 확보와 운영 방침에 맞춰졌다. 김영수 사무처장은 "센터가 정착되기까지는 국고의 지원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한계를 인정하며 "올해도 90%(41억 5000만 원) 가량이 국고로 책정됐다"고 밝혔다. 김 사무처장은 "앞으로 재정 자립도를 끌어올려 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센터'라는 명칭을 쓴 것도 두 극장의 특색을 살려 운영하기 위해 '거점' 이미지를 반영한 결과다. 예술가와 관객이 언제 어디서나 활발히 네트워킹하면서 공연예술계 전체의 중심 역할을 수행하기 위함이라는 것.
센터 출범과 두 극장이 맞게 되는 가장 큰 변화는 이 무용 중심 극장으로, 이 연극 중심 극장으로 재편된다는 것이다. 특히 은 실험적이고 장르 간 통섭을 지향하는 공연을, 은 전통적이고 친숙한 작품들을 선보임으로써 각 극장에 대한 관객들의 인식을 명확히 할 계획이다.
한국공연예술센터는 이 같은 특성화 전략의 효과적인 수행을 위해 무용과 연극 예술감독으로 각각 안애순 안무가(안애순무용단 대표)와 서재형 연출가(극단 죽도록 달린다 대표)를 임명해 프로그래밍을 맡겼다.
5대 목표로 대학로 중흥 프로젝트 이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장기 기획공연의 정착을 위해 국립극장, 국립국악원, 예술의 전당과 함께 한국공연예술센터 역시 2년간의 대관 일정을 조기 확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센터 측은 2011년과 2012년 프로그램을 다섯 가지 중점 목표로 상세하게 마련했다.
첫 번째는 차세대 공연예술가의 체계적 발굴이다. 이를 위해 무용에서는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통한 젊은 무용인 발굴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연극 분야에서는 신춘문예 당선작가들에게 장편 희곡을 쓰게 해 무대화하는 프로젝트와 차세대 연출가 발굴 무대 등이 기획되고 있다.
두 번째는 새로운 개념의 공연예술 작품을 육성하는 것이다. 이는 새로운 공연예술 매체와 표현 양식을 찾아보려는 시도로, 현재 기존 비주류 공연예술 축제와의 협업도 염두에 둔 상태다. 또 무용과 미디어 아트의 만남, 무용을 영상화하는 작업 등을 통해 현재 공연예술계의 첨단인 통섭과 융합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단발성 공연이 아닌 '지속 가능한 공연 활성화'를 위해서는 레퍼토리 공연이 추진될 계획이다. 이는 센터가 130여 개 소극장이 있는 대학로에 위치하고 있는 만큼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센터는 이와 함께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서울문화재단 등 지역재단과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등 공공기관과 파트너십을 구축해 지원의 시너지를 높일 계획도 마련하고 있다.
그동안 공연계에서는 대학로를 예술 중심의 문화특구로 개발하고 공연예술센터를 설립해 세계를 겨냥한 창작 활성화를 이룰 것을 요구해온 바 있다. 이에 부응하듯 최치림 이사장은 "한국공연예술센터를 한국 공연예술의 중심이자 세계 공연예술계와의 교류의 구심점으로 운영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에는 예술경영지원센터와 디지털자료관도 함께 입주해 더 나은 창작 환경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공연계의 기대 속에 모양을 갖춘 한국공연예술센터는 오는 7월 16일 개원식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기 시작한다.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