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의 '중채' 기법으로, 여성의 얼굴을 화폭 전면에 클로즈업한 현대적 감성의 인물화를 그리는 박미진 작가의 6번째 개인전.

작가는 분채의 색감과 정교한 세필로 인물을 지속적으로 그려왔고, 특히 최근에는 이상화된 외모를 지니고 꿈 속을 유영하는 듯한 눈빛과 표정의 젊은 여성의 초상으로 '환영(Illusion)' 연작을 보여주었다.

작가가 사용한 중채 기법 - 분채(안료)를 물과 혼합한 뒤 그 윗물만을 걸러내어 수십 번 색의 층을 쌓아 올리는 기법 - 은 가볍고 투명한 색감으로, '환영'으로 존재하는 인물의 존재를 드러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Illusion 시리즈의 근작과 함께, 자아와 타자의 응시를 벗어나고자 하는 새로운 시도로써 'beyond gaze' 연작을 선보인다. 강렬하게 정면을 응시하던 시선은 그 너머 어딘가를 향하고 있으며, 여성은 보다 역동적인 동세를 보여준다.

배경으로 박제되었던 나비가 생명력을 얻고, 때로는 여성이 두 명으로 반사되는 이미지를 보여주기도 한다. 갤러리SP에서 8월 18일부터 9월 14일까지. 갤러리SP. 02)546-3560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