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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희망으로 바꾸어버리는 음악의 힘

[Classic in Cinema] (21) 영화 <코러스> 속 장 필립 라모의 '오! 밤이여'
바로크 시대 곡에 아이들의 천사같은 목소리 곁들여 관객에 강렬한 감동
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지옥의 문에는 "이 문으로 들어가는 자. 모든 희망을 버려라"라고 쓰여 있다. 지옥이란 무엇인가. 바로 희망이 없는 곳이다.

만약 희망이 없다면 우리가 서 있는 곳이 비록 이승일지라도 그곳은 지옥과 다를 바 없다.

희망은 우리를 살아있게 하는 원동력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늘 희망을 얘기한다. 크리스토퍼 파라티에 감독의 <코러스>는 바로 그 희망에 관한 영화다.

영화의 배경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전쟁의 상처가 채 아물지 않은 프랑스 마르세유에 있는 작은 기숙학교이다. 이곳은 현실에 적응하지 못한 교사나 사회에서 버림받은 아이들이 마지막으로 가는 곳, 말하자면 소위 '막장 인생'들의 총집합소 같은 곳이다.

여기에 어느 날, 실패한 작곡가 마티유가 임시교사로 부임해 온다. 당시 마티유의 심정은 자포자기 그 자체였다. 모든 희망을 버린 채 그저 인생의 종착역에 내린 것 같은 심정으로 이곳에 온 것이다. 이 학교에는 전쟁에서 부모를 잃었거나, 경제적인 사정으로 부모와 살 수 없는 아이들이 수용되어 있다.

면회가 되는 토요일마다 교문 앞에서 하염없이 아빠를 기다리는 전쟁고아 페피노, 식당에서 일하며 홀로 자신을 키우는 엄마에게 애증 어린 반항을 일삼는 모앙주 등 사연은 다르지만 이 아이들에게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미래에 아무런 희망이 없다는 것이다.

순수한 심성의 소유자인 마티유는 아이들의 거칠고 도전적인 태도와 교장의 비인간적인 대응에 충격을 받는다. 상처받은 아이들은 늘 말썽을 피우고, 그때마다 교장은 독방 감금이나 체벌 같은 엄한 벌로 아이들을 다스리려고 한다. 마티유는 이런 교장에 맞서 아이들을 변호해주지만 아이들은 고마워하기는커녕 어수룩한 마티유를 골탕 먹일 궁리만 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마티유는 우연히 아이들이 자기를 놀리는 노래를 만들어 부르는 것을 듣게 된다. 비록 자기를 놀리는 것이었지만 그는 아이들이 노래를 불렀다는 사실에 놀란다. 그리고 바로 여기서 희망의 씨앗을 발견한다.

그는 그날 밤 접어두었던 오선지를 다시 꺼내 노래를 작곡하기 시작한다. 마티유는 아이들에게 노래를 가르치고, 노래를 부르는 아이들의 얼굴에 서서히 미소가 찾아온다. 천상의 목소리를 가진 모앙주는 잠자고 있던 자신의 음악적 재능을 깨우치고, 토요일마다 아빠를 기다리던 페피노는 마티유에게서 따뜻한 아빠의 사랑을 느낀다.

마티유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아이들은 노래를 통해 삶의 희망을 찾는다. 실패한 작곡가 마티유는 이제 더 이상 실패한 작곡가가 아니다. 자신의 음악을 통해 아이들에게 삶의 즐거움을 알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줄거리만 보면 이 영화는 평범한 휴먼 드라마에 지나지 않는다. 사실 '절망에서 희망으로'를 주제로 내세우고 있는 영화가 어디 한둘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서 특별한 감동이 느껴지는 것은 바로 영화에 삽입된 음악 때문이다. 그렇다. 음악은 이렇게 절망에 빠진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그것을 보는 관객들에게 강렬한 감동을 준다.

그중에서 가장 감동적인 곡은 바로크 시대 프랑스 작곡가 장 필립 라모의 <오! 밤이여>이다. 아이들의 천사 같은 목소리와 모앙주의 매혹적인 솔로가 곁들여진 이 곡의 가사는 다음과 같다.

"오! 밤이여. 가져오소서, 이 세상에. 그 매혹적인 고요. 당신이 감춘 비밀. 당신이 가져오는 그림자. 너무도 아름다워. 그것은 감미로운 음악회. 희망을 노래하는 당신 목소리. 당신의 힘 너무도 커. 모든 것을 꿈으로 바꾸어 버리네."

여기서 '밤'은 '음악'으로 바꾸어 얘기할 수도 있다. 음악이 지닌 비밀, 음악에 드리운 그림자. 그 힘이 너무 커서 모든 것을 희망으로 바꾸어 버린다. 그렇게 음악의 힘은 아주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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