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가는길-2'
작가 조용식의 작업은 산수와 풍경의 절충적인 양식을 채색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실경을 바탕으로 한 합리적인 화면은 다분히 풍경적 시각을 띠고 있으나, 이를 조형화하여 표출한 결과는 주관적인 해석이 가미된 것이다.

특히 부감의 시점을 차용하여 공간을 확보하고, 산이나 논, 혹은 밭과 같은 이미지들을 개괄하여 표현해 내는 방식은 산수의 관점을 취하고 있다.

이는 풍경의 합리성과 산수의 이상성이 결합된 것으로 전통양식의 현대적 수용, 혹은 산수와 풍경의 절충적 화면이라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작가의 이러한 조형 방식은 산수라는 전통적 화목과 현대라는 시간성의 접점에서 그 좌표를 확인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작가는 분명 실경을 전제로 하지만, 이를 산수의 형식으로 수용하여 채색으로 표현해냄으로써 그만의 독특한 자연관을 구축하고 있다.

실경의 생명력에 산수의 이상화를 가미함으로써 획득된 독특한 화면은 지나치게 크고 감당할 수 없는 이상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이 땅에 펼쳐지는 자연과 그 속에서 이루어지는 인간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통해 우리 미술이 지닌 근본적인 내용들에 접근하고자 하는 것이다. 8월 11일부터 8월 17일까지. 갤러리 이즈. 02) 736-6669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