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아트센터 과학연극시리즈 네 번째 작품. 지질학, 원예학을 바탕으로 삶의 원형성과 시간의 순환성에 관해 이야기하는 창작극이다.

형체를 가진 것들은 언젠가 사라진다. 그래서 더더욱 인간은 영원에 대한 염원을 가지며 누군가의 기억 속에 자신을 남기려 노력하지만 소멸도 우주순환의 한 부분이며 과정일 뿐이다.

<하얀앵두>는 살아 있는 존재들의 탄생과 죽음의 순환 구조를 말한다. 꽃, 나무, 동물, 인간 등 삶의 차원은 다르지만 모두 탄생과 소멸이라는 순환에 따라 살고 사라지는 이 모든 존재들의 애틋함과 소소한 기억들을 말하고 있다.

배삼식 작가가 실제 경험을 토대로 일상을 이야기한 작품이다. 짜임새 있는 구성과 맛깔스런 대사들이 돋보인다. 작가 특유의 느린 호흡은 철학적 성찰을 느끼게 하며 지적이고 섬세한 무대를 보여준 김동현 연출은 삶에 대한 작가의 성찰에 깊이 있는 상상력을 불어넣는다.

순간과 영원, 존재와 소멸을 드라마틱한 리얼리즘이 아닌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새로운 감수성으로 그린다. 8월 4일부터 8월 29일까지. 두산아트센터 Space111. 02) 708-5001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