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포대'
김주호 작가는 막걸리를 마시다 막걸리 통 라벨의 '생(生)'자를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언제부터 생 막걸리인가 하고 슈퍼마킷의 술 진열대를 뒤적이다가 작은 수집광이 되었다. 작가는 그렇게 지난 봄부터 '생' 자가 들어간 막걸리 통을 모았다.

작가가 사는 동네에서 잘 나가는 고향 막걸리는 '생'자를 새로 크게 써넣은 라벨로 바꿨다. '생'자 없이는 경쟁이 되질 않는 모양이다. 여기서 우리 시대의 맥을 읽을 수 있다. 예전부터 지금까지 '생'은 여러 분야에서 쓰여 왔다.

생비지, 생고기, 생금(치약), 생생우동, 얼큰 생라면, 순한 생라면, 생칼국수, 생짜장면, 생크림, 생머리, 생방송, 생생 정보통, 생생도시, 대체적으로 싱싱하고 새롭고 신선한 이미지가 있다.

생사(生死)를 같이하는 생고생, 생지옥, 생매장은 예외다. 위의 예에서 보듯 '생'은 오래 전부터 계속 이어오고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다. '생'바람이 막걸리에 집중되면서 더 확실하게 맥을 잡았다.

작가는 '생'을 이리저리 분석해 작품을 제작한다. 작가 주변에서 찾은 실감나는 작품들이다. 8월 11일부터 8월 22일까지. 가회동60. 02) 3673-0585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