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혜화동1번지 페스티벌에서 선보인 <아버지를 죽여라>를 중심으로 새로이 쓰여진 작품.

<아버지를 죽여라>는 1920년대 일제강점기의 청년들의 이야기로 자칫 복고적 진부한 감성으로 흐를 수 있는 시대적 배경에도 불구하고 나라를 팔아먹은 아버지를 죽이고 민족의 독립을 이루기 위해 '살부계'를 조직하지만 실패하는 친일파 자식들의 이야기라는 파격적인 소재로 화재를 모은바 있다.

2010년 8월 선보이는 <아버지를 죽여라 2>는 2007년 작품과 비슷하지만 다른 출발 지점을 갖는다. 친일파의 자손이 항일운동을 하는 점은 같지만 직접적으로 그들의 부친을 살해하기 위한 모임이었다기 보다는 자신의 윗세대의 과오에 대한 부채의식으로 시작한다.

일제에 의한 식민지 통치가 극에 달하던 1943년 경성, 동경 유학을 다녀왔던 친일파의 자손들이 만드는 항일투쟁단체에서 활동하던 어느 남자가 친일파인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라는 지령을 받는다.

조국과 민족을 위해 자신의, 혹은 동료의 아버지를 죽여야 하는 반 인륜적 상황에 당황하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앞선 세대의 과오와 오류를 바로잡겠다는 철부지 젊은이들의 도전과 실패의 역사를 가상으로 그려보며 아직까지도 친일반민족 특별법이 제대로 실천되지 못하고 있는 오늘날의 현실을 돌아보고자 한다. 8월 18일부터 8월 29일까지. 혜화동 1번지. 02) 3673-5580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